2025년 4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민달팽이 클린 서비스
판타지, 호러
껍질 안에 함부로 들어가지 말 것
청소 업체 ‘민달팽이 클린 서비스’의 직원인 한율은 오늘도 묵직한 백팩을 메고 지하철로 출근한다. 그러나 언제나 도착 예정 문자에 미리 답신을 주고 서비스 이후에는 감사 인사까지 하던 단골 고객이 연락이 되지 않자, 무슨 일이 벌어진 게 아닌지 의심하고 경찰을 찾아가지만 시원치 않은 답변만 얻을 뿐이다. 예약된 다음 스케줄을 끝내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던 한율은 실종으로 의심되는 고객이 더 있음을 알게 된다.
고된 현대 직장인의 출근길을 상상하며 읽기 시작한 독자들은 금세 드러나는 판타지적 설정에 흠칫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인가 인류의 대부분은 등에 거주 가능한 껍질이 자라나는 ‘유갑인’으로 진화했고, 주인공이 다니는 직장은 껍질 대신 백팩을 메고 다니는 소수의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다. ‘민달팽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게 아니랄까. 흥미로우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상상인데, 더욱 거대한 존재와 얽힌 실종 사건의 전말은 더욱 섬뜩하다. 직접 확인해 보시길.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마네키네코
호러
호러의 정수, 엄성용 작가의 최신 단편 다섯 편!
형네 부부에 얹혀 사는 좋게 말해 작가 지망생, 솔직히 말해 백수인 ‘나’. 어느 날, 일본 여행에서 돌아온 형네 부부가 마네키네코를 세 개 사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른발을 들고 있는 마네키네코는 돈을 부르고, 왼발을 들고 있는 마네키네코는 손님을 부른다. 그러면 양발을 들고 있는 마네키네코는 무엇을 부를까? 마네키네코가 우연치 않게 깨지면서 형네 부부는 행운을 누리지만, 어쩐지 형수는 꺼림직하다며 마네키네코를 멀리한다. 그렇게 형수는 마네키네코를 ‘나’에게 맡기는데…….
엄성용 작가가 브릿G에 독점으로 공개한 호러 신작 다섯 편 중 하나. 깔끔한 문체와 장면 구성으로 이야기 흐름과 공포감 조성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 써 내려간 솜씨는 작가의 내공을 짐작케 한다. 엄성용 작가의 호러 소설들이 마음에 들었다면, 고양이 영가의 원한에 휩쓸린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울고 있거나, 웃고 있거나」와 공장에 숨겨진 끔찍한 내막을 다룬 「애거사」, 죽은 이웃과 대화를 나눈 이야기를 그린 「602호」, 배달 노동자의 마지막 배달 이야기를 그린 「11시 49분」까지, 모두 5편의 최신 호러 소설들이 선물꾸러미처럼 브릿G에 게재되어 있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도화선
추리/스릴러
동창 모임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
누나를 위해 복수 살인극을 벌였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최시온’은 소중한 네 명의 친구와 오래간만에 만나 졸업한 초등학교에서 불꽃놀이를 보며 타임캡슐을 개봉하기로 한다. 폐교된 모교로 향한 최시온은 친구 ‘김일현’이 도박 중독에 빠져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왔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불꽃놀이를 앞두고 다른 친구 ‘박이훈’과 다툰 일현은 불꽃놀이가 시작됨과 동시에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데.
「도화선」은 「단두대의 마리 앙투아네트」의 후속작으로 탐정 사무소의 관계자인 최시온의 친구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추리하는 단편 소설이다. 밀실이었던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친구를 둘러싼 비밀이 하나둘 밝혀지고 사건 현장을 탐정처럼 꼼꼼하게 살펴보던 최시온은 의외의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사건의 진상에 대해 초반부터 복선을 조금씩 깔아 두었으니 함께 내막을 유추해 나가며 최시온과 친구들의 대화에 참여해 보시길 바란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공작단풍
호러
절단과 접합의 감각을 강렬한 이미지로 결부시킨 수작 호러
고등학생인 세란은 부모님이 운영하는 정육점 일을 돕다가 순간적으로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다. 그렇게 급히 방문하게 된 수지접합전문병원은 개원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젊은 원장의 뛰어난 솜씨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는데, 크게 긴장하고 있던 세란은 마취에 들어가기 전 자신을 안심시키고 수술 후에도 다정하게 챙겨준 의사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다. 안승록. 이후로도 입원 기간 동안 자신에게 유난히 친절하고 배려심 넘치는 모습을 보인 승록에게 세란은 미묘한 설렘을 느끼지만, 점차 승록에 대한 진실과 더불어 빨간 머리 여자에 대한 의문스러운 이야기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제목으로 쓰인 ‘공작단풍’은 작가 코멘트에도 소개된 내용처럼 오직 접목에 의해서만 생산이 가능한 단풍나무의 한 종류를 가리킨다. 가지를 잘라서 일반 단풍나무 뿌리에 접목하는 방식으로만 만들어지는 공작단풍의 태생적 생리를 이야기 전반에 녹여낸 탁월함이 엿보이는데, 절단과 접합이라는 이질적인 감각을 드러내는 동시에 공작단풍의 풍성하고 화려한 색감과 이미지 또한 공포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요소로 적절하게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화자가 수술을 통해 체득하게 된 생경한 감각과 공포, 그리고 가느다란 접합선의 이미지까지 아우르며 완결성 있는 구조 내에서 안정적인 몰입감을 느끼게 한다. 얼개가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각 인물들의 이해 충돌과 미묘한 감정선까지 섬세하게 포착하는 「공작단풍」은, 한번 읽고 나면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지는 이미지와 낯선 감각을 설득력 있게 선사할 것이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