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지옥으로 처박힐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사랑하는 딸을 전남편의 손에 잃고, 1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게 된 배우. 지금의 남편과 함께 출연한 TV 프로에서 딸에 대한 그리움과 그때의 악몽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순간, 분노에 찬 시선 하나가 브라운관 너머에서부터 추악한 진실을 쏘아보내오는데.

「뱀의 편지」는 지난 편집장의 시선에 선정된 작품이다. 차분하게 집필된 편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59매 정도의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독자는 금새 화자에 이입되어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지는 과정을 흡인력을 갖고 차분하게 밟아간다. 그리하여 마지막에 이르러 도달한 파국은 당연한 귀결점임에도 힘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