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차 편집부 추천작

갈수록 분화되는 대리업의 미래를 담은 슬픈 초상

병으로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자식 둘을 홀로 부양하며 건물 청소 대행과 대리운전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주인공. 이미 일을 두 가지나 하고 있지만 병원비를 충당하기 위해 빌린 대출금과 이자를 갚기엔 여전히 부족한 형편이라, 인력사무소를 통해 대리 수면업 일자리에 지원하게 된다. 대리 수면이란 말 그대로 대리자가 의뢰자를 대신해 잠을 자는 것으로, 돈은 많고 시간이 부족한 의뢰인들이 주로 많이 찾는 신종 서비스였다. 같은 일련번호가 매칭된 기계장치를 유지하는 동안 누군가를 대신해 잠을 자면 되는데, 간단해 보이지만 기본적인 원칙을 조금만 벗어나도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주인공은 대리 수면을 시작하고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미래를 꿈꾸지만 삶은 점점 더 그를 무겁게 짓누르기 시작하는데…….

「당신은 누구의 꿈을 꾸나요?」는 갈수록 분화되며 고도로 발달하는 근미래 대리업의 어떤 풍경들을 담아내는 SF다. 이미 실제로 출시된 서비스들만 봐도 콜라 하나라도 배달해 준다는 소규모 배달 대행부터 새벽 시간을 이용한 배송 대리, 구역별 시간별 정리정돈 서비스, 반려동물들과 놀아주는 펫시터 등등 상상 이상으로 세분화되어 있는데, 이 작품은 현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돈으로 수면을 거래하는 풍경과 지나친 대리 수면이 일으키는 파급력에 대해 예리하게 고찰한다. 자본주의 현대사회가 고도화될수록 확장되는 대리/대여업의 그늘을 ‘잠’이라는 소재를 통해 풀어내어, 최소한으로 필요한 기능마저 박탈당하는 풍경을 씁쓸하게 비춘다. 웹툰을 원작으로 단편 영화로도 만들어진 「잠은행」을 접한 분들이라면 또 다른 느낌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