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은 원룸을 벗어나 아파트에 자리를 잡은 신혼 부부가 겪는 이변을 긴장감 넘치게 그린 단편이다. 아내의 눈에만 보이는 귀신의 존재도 이미 섬뜩하지만, 눈앞에 닥치는 공포에도 불구하고, 여유롭지 않은 경제적 상황과 이전과 같은 주거지로는 돌아가기 싫다는 심리적 저항 때문에 ‘이사’라는 선택지를 택하지 못하고 더욱더 신경쇠약에 빠져 가는 묘사가 소름을 돋게 한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생활 호러를 경험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는 작품.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아늑해야 할 주거 공간이 공포의 근원이 될 때
2020년 9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아늑해야 할 집이 정신을 좀먹어 가는 공간이 될 때
지긋지긋한 원룸을 탈출해 소형 임대 아파트로 이사를 온 부부. 그러나 이사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아내는 이변을 감지한다. 복도 쪽 창문 너머로 종종 등장하는 낯선 남자 ‘귀신’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만 보였던 것이다. 더욱이 귀신이 나타난 뒤로 창가 쪽 벽에 까만 곰팡이가 점차 번지기 시작한다. 당장 딴 곳으로 옮기거나 굿 같은 영능력의 힘을 빌어볼 경제력이 없어, 소금을 뿌리거나 관리 사무소 직원을 닦달하는 등 나름의 조치를 취해 보려 하지만 어느 것도 성과를 얻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시간만 흐를 뿐이다. 그러다 마침내 귀신이 집 ‘안’에 들어선 이후, 아내는 남편의 신체에 일어나기 시작한 변화를 눈치챈다.
계약에 묶여 있어서든 재산이라서든, 심각한 문제를 발견한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로서는 ‘그냥 떠난다’는 선택지를 섣불리 고를 수 없게 하는 집. 「점」은 ‘우리의 작은 성’이어야 할 생활 공간이 소름을 돋게 하는 위협으로 변모해 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풀어 나간다. 귀신이 정말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초자연적인 존재가 불러일으키는 공포보다는 증식해 가는 곰팡이와 남편의 변화를 지켜보는 주인공의 심리적 묘사가 더욱 섬뜩하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