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니 찾아온 지독한 더위를 날려 버릴 서늘한 작품을 찾고 있다면, 익숙한 집이 이질적인 장소로 변하며 벌어지는 밀실 공포를 다룬 이 작품을 만나 보자. ‘나’는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침대 위에서 낮잠을 청하다, 문득 한기에 잠을 깬다. 얼마나 잠든 것인지 창밖은 깜깜하다. 담요라도 챙기려 거실로 나왔다 돌아본 순간, 방금 열어둔 채 나온 문이 닫혀 있는 것에 놀란 것도 잠시, 방문을 열자 그곳에 현관이 이어져 있고 외부로 연결된 것은 문이든 창문이든 모두 열리지 않는 기묘한 상황이 이어진다. 한참을 버티던 나는 이 이상한 공포 속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낯선 상황에서도 주인공의 대응은 차분한 편이며 작가는 캐릭터의 감정보다는 상황의 의외성에 집중하고 있어 쫄깃한 긴장감은 쭉 이어지지만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즐기며 감상할 수 있다. 주말이면 늦은 시각까지 침대 위에 늘어져 있는 게으름뱅이들에게 철퇴를 가하는 작품이니, 끝까지 다 보았다면 본인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에 감사하며 방 청소라도 시작해 보면 어떨지.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