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남의 동네에 들어왔으면 당연히 36일 동안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거잖아, 그것도 몰라?”

폭풍우가 몰아치는 섬이나 다리가 끊긴 별장 같은 고립된 장소는 언제나 스릴러 장르의 매혹적인 배경이 된다. 요즘같이 교통이나 통신이 발달한 세상에 시골이라고 고립감을 줄 수 있을까 싶겠지만, 「바깥 세계」를 읽다 보니 십몇 년 전 농촌 봉사 활동을 떠났던 안동 어느 마을에서 금방 온다던 버스를 시간표도 없는 정류장에서 2시간 넘게 기다리다가, 뒤늦게 그 버스가 하루에 네 번 다닌다는 사실을 물어물어 알게 된 후에 읍내까지 걸어 나가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작가는 배경의 특수한 고립감에 더해 거동이나 눈초리가 수상한 노인들, 도움을 처할 곳 없는 외지인을 따돌리며 하나가 된 주민들 사이의 기묘한 분위기 같은 시골 공포물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부모님의 사망에 실연까지 당해 정말 외톨이가 되어 버린 ‘나’는 어쩔 수 없이 외할머니가 살고 계신 시골로 도망치듯 내려간다. 시골에는 내가 어린 시절부터 가장 잊고 싶었던 기억이 살아 있는데, 바로 절벽에서 돌을 주우려다 떨어진 쌍둥이 동생이 식물인간인 채로 누워 있는 것.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시골집에서 내가 마주한 것은 멀쩡하게 움직이고 돌아다니는 동생이었다. 동생은 마을 축제 때문에 바쁘다면서 곧 사라지고, 혼란스러워진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엉겁결에 친구와 만날 약속을 잡게 된다. 하지만 내가 마을 밖으로 나가는 버스를 타려고 하자, 갑자기 몰려온 동네 노인들이 “남의 마을에 들어왔으면 36일 동안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길을 가로막는다.

고립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토록 기묘한 사건은 나의 사정을 알아차린 이해자가 등장하며 광적인 사교 집단에 관한 이야기로 번지는데, 후반부에서 신도들이 자의(라고 주장되는 타의)로 행하는 여러 잔혹한 장면들이 섬뜩하게 묘사된다. 몰입감이 높은 작품인 만큼 고어한 장면들이 주는 충격이 상당한 터라 잔혹한 호러를 싫어하는 독자라면 안타깝지만 피해가야 할 듯하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