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차 편집부 추천작

탐정이라는 거짓말
추리/스릴러, 로맨스
이게 논리적인가 말이 되나 고민하면서 계속 읽게 되는 마성의 추리극
추리물의 영역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능력물이나 판타지를 베이스로 한 경우 아무래도 이미 치트키를 쓰고 시작하는 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논리적인 구조의 얼개를 다른 요인으로 쉽게 연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재분이 많이 쌓이지 않은 『탐정이라는 거짓말』에서, 주인공은 상대방이 말을 하는 순간 거짓인지 아닌지 간파하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다. 그녀는 우연히 탐정과 얽히면서 그의 조수(거짓말 탐지기)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거짓말을 간파하는 능력까지는 어떻게 합리적인 수준으로(주인공이 사실 몹시 빠른 두뇌와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로, 각종 거짓말을 신호들을 캐치하여 그것을 순간적으로 조합하여 무의식중에 판단을 내린다든가…… 음.) 설명해 볼 수 있다고 해도, 탐정이 풀려는 문제가 “추리를 완성시키면 일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건이라는 지점에 이르면 어쨌든 현실에서 한 발 두둥실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서윤 탐정과 서윤 조수는(이 둘은 서로에게 자신의 이름을 서윤이라고 밝히는데, 이는 실은 쌍방 거짓말이다.) 이런 비현실적인 설정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를 통해 펼쳐 보이는데, 냉소적인 주인공이 홀딱 넘어가서 (겉으로는 부정하면서도) 탐정의 업무를 졸졸 따라다니게 될 정도로 탐정의 말발이 보통이 아니다. 피해자의 존재가 지워지고 가해자가 미리 밝혀지는 기묘한 사건, 거기다 그 사건을 캐내는 방식이 모두 탐정의 소양(이라는 거의 초능력에 가까운 감각)으로 설명되는데 그럼에도 이 추리의 향방을 지켜보고 싶다. 지금 저 말이 논리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계속 듣고 싶어. 이게 도대체 무슨 기분일까? 궁금하다면 함께 동참해 보시기를.
작가
SYNA시나
클리셰
SF
산다는 것의 지루함에 대하여
지구를 영원히 떠나기로 결심한 엘리트들이 탑승한 채 아주 느린 속도로 우주를 유영하는 초거대 우주선 별누리. 지구를 떠나기 전 기대 수명을 연장하는 시술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가 구성원을 알고 있고 각자의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고 있었기에, 지난 200년 동안 별누리의 세계는 무척 안전한 공동체로서 공고하게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2년 전부터 비슷한 시간을 주기로 특정 사람들의 기억이 완전히 소멸되는 기이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별누리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진다. 기억과 지식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은 ‘살인’ 행위와 다름없다며 연쇄 살인 사건으로 여겨지고, 우주선 유일의 치안관인 ‘곽현우’는 사건의 내막을 밝히기 위해 조사를 시작한다. 「클리셰」는 초엘리트 집단이 탑승한 우주선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수사하는 치안관을 중심으로, 더욱 내밀하게는 ‘클리셰’라는 개념을 둘러싼 주제 의식을 펼쳐 나가는 이야기다. 초반에는 밀폐된 공간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으로 시작되지만, 정신과 기억이 소거되는 사건을 쫓는다는 점에서 사건의 전개 양상은 급격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별누리라는 우주선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가운데, 작품 제목 그 자체이기도 한 메시지가 ‘활자’를 매개로 익숙하게 변주되며 다채롭게 펼쳐지는 SF.
작가
너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