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엘라단이라는 도시
SF, 호러
존엄이란 무엇인가.
‘인격이 있는 모든 존재가 마땅한 존엄을 누리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립된 연방. 그 연방의 가입 여부를 판별하는 임무를 띠고 감사관, 김민지는 엘라단으로 향한다. 모두가 로씨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그곳에서는 모두가 유전적 형질을 공유하고, 하나의 시스템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 그것은 분명한 독재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모두가 행복하다. 과연 마땅한 존엄이란 무엇일까? 삐걱거리는 민주주의가 옳은 것일까, 혹은 완벽히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서 동작되는 독재정이 옳은 것인가? 「엘라단이라는 도시」는 빠르게 진행되는, 그러나 깊은 질문을 마음에 남기는 단편이다.
개 눈에는 그것만 보인다
SF, 일반
“우리 어렸을 때 공부 진짜 못했잖아.”
김 박사와 박 PD의 연합으로 ‘부진아 프로젝트’라는 방송이 제작된다. 뇌 자극술을 이용해 학습 부진아들의 성적을 향상시키는 내용이었는데, 방송은 크게 화제가 되지만 윤리적 문제로 인해 큰 비난을 받고 방송과 방송에 참여했던 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스레 묻혀버린다. 그리고 7년이 지나, ‘부진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아이 중 한 아이가 주목받으며 당시 참여한 아이들과 관련자들은 다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는데.
지난 편집장의 시선에 소개된 「개 눈에는 그것만 보인다」는 교육열에 불타는 한국에서 유독 인기를 끄는 ‘자녀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조심스레 담아내는 한편, 흡인력 있는 화자의 이야기를 따라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나름의 전개를 풀어내는 회고식 화자의 이야기는 흡인력이 있다.
60평
호러
여기가 바로 당신의 마지막 보금자리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60평이란 공간. 이곳은 단출한 세 식구의 소박한 희망을 이루고자 시작한 인터넷 쇼핑몰 창고다. 그러나 타 업체와의 출혈 경쟁과 광고비로 계속 손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진 데 이어, 해킹으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 사고와 거래 대금 사기란 악재가 덮친다. 손쓸 수 없는 버거운 상황에서 탈출해 홀로 섰던 딸은 10년 후 이곳으로 돌아와 생각지도 못했던 존재와 마주한다. 「60평」은 벗어날 수 없는 노동의 현실을 선명하게 보여 주는 공포물이다. 피부에 와닿을 만큼 생생한 묘사에 더해, 인물의 상황에 더욱 몰입시키는 2인칭 서술이 무척이나 섬뜩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