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돌아가신 후,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바쁜 엄마 대신 언니가 동생을 돌보며 지내는 영란 주란 자매. 평범하게 사이좋던 자매의 관계는 언니 영란이 ‘담쟁이 집’을 알게 된 이후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겉에서는 창문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담쟁이가 밖을 둘러싸고 있는 폐쇄적인 낡은 집인데, 그곳에 인형과 장난감이 넘쳐난다며 함께 가서 놀자고 영란은 동생을 설득한다. 주란은 어째서인지 께름칙한 마음에 계속 언니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영란은 동생을 위해 계속 비싸 보이는 장난감들을 들고 온다. 하지만 점차 영란의 태도와 행동이 이상해지고, 급기야 한밤중에 집을 빠져나가더니 동네 아이들과 함께 집 앞에 몰려와 “이리 나와 우리랑 노올자”며 주란을 부르는 일까지 벌어지는데. 이미 10여 년 전부터 아이들이 꾸준히 실종됐던 과거가 있는 마을, 그로 인해 마을 이름이 바뀔 정도로 비극적인 기운이 도사리고 있는 마을, 음산하고 우울한 그 마을을 배경으로 한 자매의 이야기가 우명희 작가의 숨막히는 필력 아래 펼쳐진다. 서서히 조여 오는 공포가 눈앞에 저절로 그려지는, 한 편의 호러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주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