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붙여라! 마법 포스트잇
판타지
꼬이고 꼬이고 또 꼬이는 마법 포스트잇 소동
3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미로와 반디는 극단적으로 다르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에 책을 좋아하는 차분한 반디와 비교해서 시원시원하고 덜렁대는 성격에 쾌활한 미로. 그리고 그 둘의 생일날, 미로는 자신이 원했던 생존 키트 대신에 남이 쓰다 만 것 같은 학용품 세트를 선물 받고 실망하지만 사실 그 속에 들어 있던 포스트잇은 원하는 내용을 쓴 다음에 붙이면 무엇이든 들어주는 마법의 물건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생존 키트를 써 붙였던 미로는 좋아하는 인형에 영혼을 불어넣고, 학교 시험에 만점을 기원하고, 다음 날 휴교를 원하는 등 점차 일을 키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이 없듯이, 미로의 포스트잇 마법도 미로를 자신의 라이벌로 여기는 학급 친구 위기영에게 들통이 나고 만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보다 더한 위기가 닥쳐오게 되는데……! 걸리자마자 비밀을 털어놓는 미로나, 미로의 이야기를 듣고 감탄하며 미로의 위치를 라이벌에서 파트너로 올리는 기영이나, 확실히 어린아이들의 순진함이 느껴지는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순진한 아이라고 해서, 마법 포스트잇으로 벌인 사건의 스케일이 결코 작지는 않다. 공짜로 호사를 누리는 주인공이 그저 해피엔딩을 맛볼 수 있길 기대하기도 어려워서 끝까지 두근두근하며 읽게 된다. 무엇이든 써서 붙이면 이루어지는 마법 포스트잇을 주제로 했던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기억한다면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시 12매밖에 되지 않던 엽편으로 누군가에게는 짠함을 누군가에게는 공포를 선사했던 이나경 작가가 같은 아이디어를 좀 더 발전시킨 이번 이야기는 훨씬 역동적이고 쾌활하다.
작가
이나경
라만차의 기사
SF
시대를 복원하려는 인류의 도전, 그 끝없는 낭만에 대하여
현대 문명이 멸망한 먼 미래에 중세의 기사 계급이 부활한다면? 올해로 열여섯이 된 ‘산초’는 라 만차에서 손꼽히는 기사 ‘도냐 알라나’의 가르침과 보살핌 아래, 작가를 꿈꾸는 소녀 ‘미겔라’와 함께 지내고 있다. 기사 자격시험을 앞두고 있는 산초는 그녀의 부재를 대신해 거대 보행 전차이자 적재용 이동 기구인 ‘로시난테’를 더욱 각별히 돌보는 중이다. 그러나 여행에서 돌아온 도냐 알라나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AI가 포진된 위험천만한 풍력발전단지에 함께 쳐들어가자는 무모한 계획을 털어놓고, 심지어 이것이 바로 산초의 기사 시험이 될 것이라고 선포한다. 「라 만차의 기사」는 문명 발달의 흔적만이 남은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독특한 디스토피아 SF다. 폐허가 된 시대의 부름에 맞게 존재 의의와 역할이 완전히 변모한 기사들의 존재는 흥미롭고, 실용적 도구와 무기의 경계를 넘나드는 거대 로봇의 등장은 장르의 풍부한 낭만을 자극하며 서사에 박진감을 더한다. 언젠가 풍차마을로 힘차게 돌진했던 몽상가 돈 키호테의 무모한 도전처럼, 옛 시대를 되찾으려는 향수로 가득한 인류의 모험은 자못 감동적이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연작 단편 「검은 말을 탄 기사」도 연달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어쩌면 옛 시대는 되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시대는 영원히 끝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이 나서지 않으면 확실히 되찾을 수 없다.”
작가
김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