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무서운 이야기가 끝나면
호러
마지막 촛불이 꺼지면…… 옆자리 친구가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
13명의 친구들이 둘러앉아, 앞에 초를 하나씩 놓은 채 자신이 아는 괴담을 이야기한다. 이야기가 하나 끝나면, 촛불이 하나 꺼진다. 엄성용 작가가 새롭게 내놓은 『무서운 이야기가 끝나면』은 친구가 바로 옆에서 조근조근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상황 설정으로 인해, 무서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친근함을 선사한다. 이야기는 모두 어딘가에서 정말로 있을 법하고, 지나치게 무섭지도 않고(기본적으로 살아남은 화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고 있으므로 적어도 결말에 대한 걱정으로 두려워하지 않아도 좋다는 대전제가 깔려 있다.) 그렇다고 생각만큼 가볍지도 않은, 여름에 아주 잘 어울리는 괴담 옴니버스다. 친구들 하나하나가 늘어놓는 이야기도 술술 잘 읽히고 몰입도가 높지만, 더욱 재미있는 부분은 제목부터가 시리즈의 액자식 구성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13이라는 불길한 숫자, 이야기가 하나 끝날 때마다 초가 하나씩 꺼지는 상황 등이 주는 묘한 으스스함으로 인해, 이 친구들이 어떤 하나의 공통된 무서운 이야기의 등장인물일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바로 그 ‘무서운 이야기가 끝난 후’의 상황이 더욱 기대된다.
작가
엄성용
포크포클로
판타지
도도한 전류 능력자 포크포클로와 잔당들의 수상한 여정
여기, 소리 내어 발음하는 순간 모두들 풋 하고 웃고 마는 ‘포크포클로’라는 이름을 지닌 이가 있다. 그저 곱게 생긴 어린애처럼 보이지만 눈을 제외한 온몸을 천으로 감싼 모양새하며 몸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무시무시한 능력하며, 확실히 남들과는 다른 구석이 있다.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인지도 모르는 포크포클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한 것들이 나타나는 사막에서 뜻하지 않은 일에 점점 휘말리게 된다. 무심한 듯 정겹게 입에 착착 감기며 진행되는 문체와는 달리, 첫 번째 챕터의 주무대인 뒤스비르 신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꽤나 지독한 음모의 전조를 품고 있다. 위험이 닥쳤다 싶으면 기도밖에 할 줄 모르는 7년차 신관 수련관을 비롯해, 수염이 없으면 마술을 쓰지 못 하는 수염쟁이 마술사, 배신과 좀도둑질을 밥 먹듯이 일삼는 자칭 용병 등 황당무계한 조연들이 줄을 이으며 등장하는 좌충우돌 모험기는 어느 순간 포크포클로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여정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시크한 능력자 포크포클로와 어설픈 잔당들의 앞에는 또 어떤 위협과 음모가 도사리고 있을까? 읽다 보면 절로 소리 내어 웃게 되는 재기 넘치는 설정의 이면에는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가 다갈래로 직조되어 있으니, 이어지는 연재를 함께 즐겨 보시길!
작가
유권조
불귀(不歸)
호러
직감이 전하는 공포, 후회하기 전에 떠나라.
‘나’는 홀로 남은 시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철천지원수가 되어 떠났던 시댁을 딸아이와 함께 방문한다. 죽은 남편의 당부만 아니었더라면 두 번 다시는 찾고 싶지 않았던 곳, 비정하고도 모질게 자신을 내쳤던 그곳에 7년 만에 돌아왔지만 뼈저린 후회만이 남을 뿐. 나는 옛날과 미묘하게 달라진 것 같은 마을의 낯선 모습에 위화감이 들지만, 정작 위독하다던 시어머니의 기세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그대로라 허탈감을 느낀다. 여전히 고약하기만 한 시어머니의 수발을 드느라 지친 하루를 마치고 까무룩 잠이 들었을 때, 어느 순간 방문 너머로 사분사분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끼이익― 끽, 끼이익― 끽 하며 한곳을 반복적으로 맴도는 듯한 불온한 마찰음이.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불귀(不歸)」는 시대가 빚은 전형적인 고부갈등을 핵심적인 공포로 내세우는 이야기다. 아들만이 자손으로서 가치가 있고 아들을 생산하지 못한 며느리는 존재 가치를 찾지 못하던 광기의 시대에, 오랫동안 억눌렸던 애환과 비애가 터져 나오며 고조되는 공포감은 화면을 넘어 읽는 이를 강렬하게 사로잡는다. 불경한 곳으로 발을 내딛은 순간 절대 돌아갈 수 없음을 직감하게 되는 공포, 그 보이지 않는 암흑의 수렁 속으로 당신도 이내 빠져들게 될 것이다.
작가
공포문학 단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