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오크 변호사
판타지
박진감 넘치는 판타지 법정 드라마
인간, 오크, 엘프, 고블린 등이 어우러져 살고 있으나 종족 간의 알력과 차별이 암암리에 존재하는 제국. 오크로서는 드물게 국선 변호사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다밀렉은 술에 취한 채 한 오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부잣집 청년의 변호를 맡게 되지만, 피해자가 오크 분리운동의 거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골머리를 앓는다. 더구나 법무대신의 혈연이자 인간과 오크의 혼혈인 피의자 라사레인은 본인이 중형을 받을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분리주의자들의 습격과 충치로 인한 치통에 시달리는 가운데 다밀렉은 엘프 사무관 리아나의 경호를 받으며 사건에 파고든다. 예리하고 행동파인 사무관에 비해 오크 변호사 다밀렉은 초반부터 어딘가 소심하고 어수룩한 인상을 남기며 주인공이 누군지(이미 제목에서 확연하지만) 의아하게 한다. 그러나 피의자가 진범이 아닐 가능성이 대두되고 수사가 진행될수록 오크가 연루된 사건의 특수성이 겹쳐지며 진가를 발휘한다. 주로 전사의 이미지로 소비되는 오크에게 독특한 직업과 성격을 부여했다는 점에서부터 이색적이지만, 매회 흡인력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추리적인 재미와 긴장감을 고조시켜 나가는 과정이 몹시 흥미롭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작가
유권조
루모스 경성
로맨스, 역사
역사의 틈새에서 탄생한 조선판 마법 활극!
일제강점기의 상징이었던 수도 경성(京城).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근대 문명과 과거의 유산이 끝없이 충돌하며 지식인의 낭만과 열패감이 온 도시를 휘감고,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거리를 활보하던 시대에 ‘마법사’가 나타난다면? 조선인 아버지를 둔 일본인 순사 ‘다나카’는 어느 날 빗자루에 앉아 하늘을 활보하는 낯선 여자를 목격한다. 당최 가당키나 한 일인지 직접 보고도 황당하기 짝이 없는 와중에, 착륙한 여자를 재빨리 붙잡아 연행하는데도 그녀는 호쾌한 걸음으로 순순히 뒤를 따른다. 취조를 통해 알게 된 여자의 이름은 영국식으로는 전해리엇, 조선식으로는 ‘전해리’. 당당한 이 조선인 여성은 요즘 들어 이상한 일이 많지 않았냐며 도리어 엉뚱하게 되묻는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불안의 시대,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경성에서 감지되는 불길한 오라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 조선인 출신의 마법사가 파견되었던 것. 생각지도 못했던 배경과 세계관의 신선한 결합인데, 이야기를 누비는 인물들의 면면도 매력이 넘친다. 모든 가치가 격돌하던 시대의 정서를 물려받은 채, 식민지 조선에서 순사로 복무하는 다나카와 혈혈단신의 몸으로 영국에서 마법사가 된 조선인 해리는 어딘지 닮은 구석이 많아 보인다. 전직 퀴디치 선수였던 해리가 마법의 빗자루를 타고 경성의 밤하늘을 수놓는 장면은 짜릿하기 그지없고, 당대를 묘사하는 작가의 꼼꼼한 자료 조사는 물론 설정에서 비롯된 잔잔한 유머와 시대를 꿰뚫는 통찰이 한데 모여 탁월한 재미를 이룬다. 등장부터 웃음을 유발하며 누군가를 연상케 하는 그녀의 애틋한 로맨스는 덤이다.
작가
한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