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거에 선배가 “재미있는 일이 있을 거야.”라고 한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떠올린다. 시작은 대동강변에서 북한군 여섯 명이 자살하여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일이었다. 그러나 대동강 사건으로 인한 소란도 잠시, 각계각층에서 집단 자살을 하는 사태가 줄줄이 터진다. ‘베르테르 증상’이라고 불리게 된 이 광기와도 같은 사태로 인해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자살자들이 물가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정부가 파악한 원인은 물을 통해 번식하는 W충이라는 미생물. 점차 심각해져 가는 상황 속에서, ‘나’는 선배가 사태를 어떻게 예견했던 것인지 의문에 빠진다.
물을 통해 전파되는 전염병을 다룬 「베르테르 증상」은 주인공이 일련의 사태를 예견한 ‘선배’를 향해 담담하게 이야기를 건네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의 기록들을 통해 다가가게 되는 전염병의 기원과 자살의 자율성에 대한 의문이 묵직하고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