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차 편집부 추천작

CALAMITY!!
판타지, 기타
실력을 감춘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주술사의 세계 멸망 방어 분투기!
최후의 바바 야가에게 주술을 전수받은 계승자이자 고리타분한 업계(?)에서 성별 이분법을 넘나들며 활약해 온 최초의 트랜스젠더 ‘맥코이 리’는 세상에서 가장 유능한 주술사로 불린다. 미국 슬럼가의 낡은 아파트에서 지내는 맥코이는 어느 날 자신 앞에 난데없이 나타난 존재로부터 황당한 선언을 듣는다. 영국 왕실의 먼 친척이자 귀족 공작가의 후계자 ‘윈프레드 웨일 윈저’의 껍데기를 쓰고 현신한 신(神)이, 세상을 멸망시켜도 되는지 그에게 확인하러 왔다는 것이다. 세계 멸망이라는 희대의 지엄한 문제를 놓고 왜 하필 자신에게 왔냐는 맥코이의 질문에, 윈저는 당연하다는 듯 맥코이의 다양한 소수자 정체성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그의 기준으로는 맥코이가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에 속하므로 멸망 방식의 선택권을 주겠다는 것이었는데, 이 같은 절대자의 황당한 선언 앞에서 허둥지둥하던 맥코이는 멸망의 시간을 유예하는 대신 그가 자신의 옆에 머무르겠다는 조건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맥코이는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절대자라는 재앙을 떠안은 채 그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문자 그대로 재앙이라는 뜻의 『CALAMITY!!』는 주술사와 신이 함께 지내며 좌충우돌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신에게 자신의 집에 눌러앉을 거면 집세를 내라고 거침없이 종용하거나, 스스로를 오컬트로 분류하는 신의 존재 등 캐릭터 간 티키타카와 깨알 같은 유머가 돋보이는 한편으론 역사적 사건과 맞물린 오랜 저주의 근원을 마주하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때론 진중하고 긴박감 넘치게 펼쳐진다. 중첩된 소수자성으로 세상에서 불합리한 일을 수없이 당해 왔으면서도 세상의 멸망을 원하지 않는 맥코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윈저에게 호기심과 탐구의 대상이기에, 이들의 동행은 당분간 계속될 것만 같다. 책임감 있고 유능한 주술사인 맥코이의 전사가 전부 풀리지 않은 데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함께 어떤 사건들이 이들 앞에 펼쳐질지 앞으로의 이야기도 무척 기대된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채현수
특실 손님
호러, 기타
아내가 있는 조리원에 귀신이 나옵니다.
산후 우울증이 심한 아내 ‘자람’을 위해 조리원을 알아보러 다니던 나는 인근 조리원들의 예약이 꽉 차 차로 편도 1시간 거리에 빈자리가 있는 조리원을 간신히 발견한다. 특실 다음으로 가장 좋은 방을 개원 특가로 저렴하게 계약한 나는 이른둥이로 태어나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있는 ‘강민’이의 병원과 조리원이 가깝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는다. 그러나 예전에 이 조리원에 사고가 있었다는 소문을 듣게 되고 사용하지 않는다는 특실에 드나드는 이와 사잣밥처럼 보이는 음식을 나르는 조리사를 목격하는데. 아내가 있는 조리원에 나타나는 귀신을 유일하게 보는 한 남편의 기이한 일상을 그린 『특실 손님』은 아픈 아내와 아이를 지켜보는 현실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공포 소설이다. 남편인 ‘형태’는 아내와 아이의 일에도 귀신의 일에도 관찰자로서 상황을 건조하게 묘사하며 부조리한 현실을 외면하거나 그에 공분을 하다가도 타협하며 살아 나간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이 새롭지 않듯 귀신의 원한과 전개가 새롭지 않음에도 출생 후 아내와 아이에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상세하게 그려내 흡인력 있게 읽을 수 있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용복
가는쇠와 붉은실
판타지, 역사
18세기 러시아의 한 마을에서, 무언가가 태어났다
인간을 무지와 질병으로 구원할 수 있으리란 믿음으로 의사라는 직업을 택한 하커. 러시아 과학원의 초대를 받아 수도인 페테르부르크에 머물게 된 하커는 이 나라가 고국인 영국에서는 이십 년 전 끝난 마녀 재판이 아직 행해질 정도로 주술과 미신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기근과 질병에 시달리던 마을의 여자가 ‘괴물’을 낳았다는 서신이 도착한다. 전령으로서 선택받아 그 마을에 파견된 하커는 과거 화형대에서 불탄 ‘마녀’의 딸 여성 안야를 만난다. 「가는쇠와 붉은실」에서는 제정 러시아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과학과 미신의 충돌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근대화에 발맞춰 가려는 수도와 달리 비합리적인 믿음에 의존하는 작은 마을. 조산사이자 치유사이며 주술사인 ‘포비투카’와, 주민들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갖춘 이방인인 외국인 의사는 ‘괴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마녀라는 존재와 각기 다른 이유로 얽힌 두 주인공의 사연이 호기심을 자극하며, 몹시 디테일하게 묘사된 당대 사회상과 문화 역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검은새
어느 광산 노동자의 수기
SF, 일반
자신을 사랑해 본 적이 있나요?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소재, 아드리늄 광산에서 일하는 광산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은 자신들이 생산해 내는 원재료와는 다르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특히나, ‘무기 노동자’들의 현실은 처참한 수준인데, ‘유기 노동자’인 나는 그들 중 둘을 또렷이 기억한다. 하나는 요니다. 조금이라도 더 일하기 위해서, 해고 당하지 않기 위해서, 몰락하지 않기 위해서 인디케이터를 해킹해, 실제로는 28%에 불과한 자신의 컨디션을 80%라고 속이는 그. 하지만 결국 요니는 긴 병가를 냈다. 동료들은 그의 해고를 막기 위해 자발적으로 요니의 일을 나누어 분담하지만, 결국 신경 회로 오류로 인해 5cm 떨어진 곳에 있던 충전 케이블에 연결하지 못하고 기능 정지된다. 그 뒤 고용된 노동자인 케니는 고성능 부품을 가진 모델이었는데, 평소 번아웃과 무능감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마침내 자신의 쓸모를 발견한 순간, 그는 자신의 몸이 상하는 것에도 신경 쓰지 않고 일에 매달린다. 과연 케니는 요니와 같은 결말을 맞이할까. ‘무기 노동자’들, 즉 로봇과 흡사한 누군가들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행동 양식과 그 면면이 현실의 유기 노동자들과 다르지 않다. 가장 날카로웠던 두 문장을 꼽는다. ‘두 달이 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한다. 충전 효율이 낮아진 탓에 강제 충전 기간이 필요해진 무기체 노동자들은 마음 편히 쉬기는 커녕, 오히려 7주 안에 살 길을 찾아나서야 하는 모순에 빠진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노동자로 대우를 받은 게 아니라, 비싼 부품을 감싼 껍데기 취급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팍팍한 소설 속 현실 속에서도, 동료 간의 연대는 빛이 난다. 그것은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작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e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