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내가 잃어버린 존재가 나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한때 음악에 열정을 품었으나 차가운 현실에 좌절하여 방에 틀어박힌 채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청년에게 기이한 변화가 벌어진다. 자신의 그림자가 몸에서 떨어져 나가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놀라움과 흥미도 잠시, 너무나 서로를 잘 알기에 친숙하면서도 멀리하고픈 상대처럼 그림자와의 기묘한 공생이 이어지지만, 방으로 들어가는 검은 그림자의 뒷모습이 청년의 어떤 기억을 자극한다. 「그림자」는 나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와의 대립이라는 익숙한 구도의 이야기를 뛰어난 긴장감으로 끝까지 몰두하게 하는 단편이다. 홀로 방 안을 지키는 일이 꺼려질 듯한 으스스함을 만끽해 보시길.

2019년 5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내 앞에 나타난 시커먼 형체, 그는 누구인가

7년간 기타리스트이지 리더로서 열정적으로 밴드 활동을 했으나 혹독한 상업 음악의 세계에서 성공하지 못하자 좌절 끝에 충동적으로 잠수를 타 버린 상원. 무기력하게 방에 틀어박혀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던 어느 날, 그는 침대 근처에서 시커먼 형체를 발견한다. 그리고 미심쩍어하면서 검은 형체를 관찰하던 중, 햇빛 속에서 자신의 그림자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딱히 어떻게 조치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상원이 방치하고 있는 사이에 검은 형체는 숨을 쉬고 냄새도 풍기며 점차 사람답게 변해 가는데…

도플갱어든 복제인간이든 혹은 또 다른 시간대의 나 자신이든, 나를 닮은 존재와의 대결이라는 테마가 주는 특유의 섬뜩한 공포가 있는 것 같다. 이 단편 「그림자」 역시 지극히 익숙한 느낌을 주기는 플롯이기는 하지만, 흡인력이나 현재와 과거 회상을 오가며 고조되는 긴장감이 탁월하다. ‘그림자’의 실체가 밝혀지는 결말이 주는 여운 역시 강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