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끝을 예감하듯 쓰러져 있던 여성 무사와 새끼 고양이의 우연한 만남에서 비롯된 감동적인 무림일화를 다룬 「고양이 꼬리」를 다시 보는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이 작품은 오직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살아왔던 자들의 치열한 분투를 다루면서도,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서로를 어떻게 도우며 나아가는지를 덤덤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비춘다. 작중에서 비중 있게 묘사되는 은묘아미자 같은 무기들이 활용되는 방식은 다시 보아도 감탄스럽고, 세심한 시선으로 어루만지는 인물들이 변화하는 면면과 마지막 장면은 깊은 감동을 자아낸다. 쾌활하고 역동적이며 감동적인 반려동물 무협 소설 시리즈를 계속해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고양이 꼬리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무림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마주한 이들의 감동적인 여정
2018년 11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두 마리 고양이가 나부끼는 황홀경의 춤, 찬란한 감동으로 피어오르다
무언가를 확인시키기라도 하듯 정확하게 타격된 상흔들과 함께 다쳐 누운 여자, 그리고 흡사 버들개지로 착각할 정도로 작고 볼품없는 모습으로 죽어가는 새끼고양이 한 마리. 이들은 저마다 무슨 사연으로 여기서 만나게 된 걸까?
무림의 생리 또한 다르지 않아서, 타고난 재능이나 초지일관 수련하는 무공의 실력만으로는 넘볼 수 없는 절대계급이 존재한다. 명문세가의 자손으로 태어나 돈으로 길러진 진정한 막강자, 공자가 그러했다. 애써 무림을 제패할 필요도 천하제일인이 될 필요도 없는, 그저 존재를 부각시켜 줄 병풍이 필요할 뿐인 무림의 알파메일. 공자는 언제나 수에 맞춰 열두 명의 소녀들을 사방으로 거느리고 다녔는데, 언니 ‘십일매’의 도움으로 ‘십이’ 또한 노비 신분에서 벗어나 공자를 모시게 된다.
열두 명의 시비에 포함된 이들은 공자의 취향에 맞춤한 무기를 달리 사용해야 했다. 십일매인 언니의 병기는 장인의 솜씨로 고양이 장식이 세공된 아미자였고, 십이는 매일같이 스스로를 후려쳐가며 연마했던 채찍을 다뤘다. 두 마리 고양이를 양손에 얹고 사뿐한 발끝으로 추는 춤. 십일매가 은묘아미자를 다루는 모습은 황홀한 아름다움으로 날아들지만, 어찌된 일인지 십일매는 자신의 무기를 자꾸만 불안하게 느낀다.
숫자가 이름이 되거나 그마저도 없는 자들이 있다. 상대를 죽이는 것보다 자신이 죽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거나, 상황에 따라 지나치게 불리한 병기를 써야 하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존재가 투영된 것처럼 허약하지만 단단한 동물들과 마주하는 신비로운 인연을 지녔다. 비슷해 보이면서도 개와 고양이의 속성만큼이나 다른 자들이 무림에서 교차하고, 비기의 속성과 복선을 세심하게 활용하는 서사는 후반부로 갈수록 찬란한 감동으로 피어오른다.
전설적인 두 작가의 작품을 브릿G에서 만나게 된 행운에 힘입어, 부디 「고양이 꼬리」가 반려동물이 등장하는 무협 단편 시리즈를 알리는 서막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