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똘끼 넘치는 대머리 부장님, 당신의 비밀은 대체?

내가 다니는 게임 회사의 사업팀 대들보 박 부장은 여러모로 특이한 인물이다. 이른 나이에 부장이 되었으나 짓궂은 장난을 일삼고 허풍도 밥 먹듯 치며 기행을 일삼는 박 부장은 안타깝게도 완전한 대머리다. 회사의 공식 돌아이 박 부장에게 내가 찍히게 된 것은 약 1년 전부터 급격히 빠지기 시작한 머리 때문이었는데, 귀신 같이 나의 모발 상태를 알아챈 박 부장이 매번 발모제를 꺼내서 내 앞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발라댔던 것이다. 참다못해 폭발한 나는 식당에서 숟가락을 던지며 박 부장에게 “니가 대머리지 내가 대머리냐”고 외친 뒤 뛰쳐나오고 만다. 그리고 박 부장은 내게 보복성으로 회사 창고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구석에 있는 고철 쪽은 건드리지 말라”는 말과 함께.

회사 창고는 “박 부장의 숨겨둔 아들이 있다”, “박 부장의 숨겨둔 가발이 있다”, “어마어마한 양의 금괴가 숨겨져 있다” 등등 온갖 허무맹랑한 소문이 다 도는 곳이다. 나는 그곳에서 풍성한 장발을 한 과거 박 부장의 이력서 속 사진과 과거 근무기록 등을 보며 즐거워하던 중에 술자리에 오라고 부르는 선배와 통화를 하게 된다. 선배는 박 부장이 “과거 야쿠자랑 마약도 사고팔고 칼을 잘 써 사시미 박이라고도 불렸으며 야쿠자 보스의 여자랑 눈이 맞아서 서울로 도망 왔다”고 떠벌린 적 있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평소 허풍이 심한 캐릭터이기에 그의 말을 믿은 사람은 회사 내에 아무도 없지만 내게는 어쩐지 박 부장에 대한 헛소문들이 하나씩 하나씩 근거를 갖추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호기심에 박 부장이 굳이 건드리지 말라고 했던 고철 쪽으로 가자, 그곳에는 오래된 금고가 하나 놓여 있다. 때마침 박 부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오는데…….

회사 내의 가벼운 소문들에서 출발해서 개성 넘치는 부장님에 대한 에피소드로 물흐르듯 이어지는 전개는 흥미진진하다. 일상 속 미스터리라기엔 점점 거대해지는 돌아이 부장님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마지막 순간에 밝혀지는 진실은 따뜻하고 유쾌한 웃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