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옛 기담을 떠올리게 만드는 고전적인 공포물

친구들 사이에 나비 박사로 통하는 석현은 술자리에서 창우가 이야기한 ‘붉은 나비’가 지금까지 발견된 적 없는 신종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날개는 새빨갛고, 몸통은 새까맣고, 예쁘긴 한데 너무 화려해서 오히려 징그러웠다”는 그 나비. 석현이 창우에게 전화를 걸자, 창우는 흔쾌히 자신이 나비를 보았던 동망산에 동행하겠다는 뜻을 비친다. 술자리에 함께했던 영수에게도 같이 갈 것을 권하지만 일정이 있던 그는 거절하고, 석현과 창우 두 사람만 붉은 단풍 사이로 기암절벽이 수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동망산으로 향한다. 도착한 산에는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암자가 하나 지어져 있고, 암자에는 단풍나무의 주위를 맴도는 나비 그림이 걸려 있는데…….

이야기는 전형적인 공포 기담의 형태를 충실히 따라가며, 으스스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조성한다. 친구들 사이의 유쾌한 분위기가 기묘한 당혹감을 거쳐 공포와 분노로 퍼져나가는 과정은 갑작스러운 충격을 주는 현대 고어물보다는 형식미나 양식미를 갖춘 고전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이야기는 길지 않고, 독자의 예상을 벗어나는 반전은 없지만 수없이 많은 붉은 나비가 날아오르는 장면이 눈앞에서 그려지는 체험은 즐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