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지나간 시대에 파묻혔던 어떤 범죄자의 회고록

직업적 선택으로 건달이 된 ‘나’는 건달로서 해야 하는 일 자체에는 큰 거부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지만, 소위 불황이라고 말하는 상황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항상 문제였다. 그러다 처지가 더욱 곤궁해졌을 무렵, ‘나’는 중학교 동창이자 자신을 이 세계로 이끈 장본인인 ‘송’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조직에서 나와 사업을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며 동업 제의를 해 온 것. 그렇게 ‘송’과 ‘나’는 서로 무슨 사업인지 알려주지도, 묻지도 않은 채 함께할 것을 기약한다. 사업적 감각에 기민했던 ‘송’과의 사업은 ‘나’에게도 엄청난 결과를 안겨다 주었고, 서서히 인생도 안정화되어 가는 듯했다. 여름,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16개월 동안」은 지나간 시대에 성행했던 지능형 범죄를 소재로,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세 인물들의 어떤 시기를 조명하는 이야기다. 사건이 벌어지고 잔뜩 꼬여 나가는 동안에도 큰 변곡점을 만들어 승부하기보다는, 이해관계와 복잡다단한 감정으로 점철된 관계 속에서 오는 미묘한 긴장을 강조하는 방식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반드시 배반당하는 인생이라는 숙명, 지독하게 꼬이기만 하는 어떤 시기의 삶을 담담히 그려내면서도 결말까지 내리 질주하게 만드는 작가의 솜씨가 빛나는 어떤 범죄자의 고백. 아무도 몰랐던 그의 비밀은 작품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