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만취한 아버지가 귀갓길에 발을 헛디뎌 사망한 이후, 어머니 김순자는 중년 이상의 여자만 사는 수상한 시골 마을로 이사 간다. 한편, 스토커로 인해 극심한 공포를 느끼던 딸 백윤서는 휴직계를 내고 그동안 소원했던 어머니가 사는 농촌의 산간벽지로 내려와 섬뜩한 일들을 겪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마치 아버지가 살아 있는 것처럼 굴고, 어머니 순자는 아버지처럼 차려입은 인형에게 식사를 가져다주는 등 사람처럼 대하는데…….
여자만 사는 시골 마을에 밤마다 인형들이 살아 움직이며 새로 만들 인형을 찾는다는 기괴한 이야기 「인형의 마을」은 친근한 일상과 비이성적 행동이 공존하는 오컬트 스릴러다. 스산하게 느껴지는 시골 마을과 인형의 정체는 매일 살해되는 여성에 관한 기사들과 가정 폭력의 피해자인 어머니들,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외면해 죄책감에 휩싸인 딸들의 사연과 함께 드러나 이야기에 더할 수 없는 현실감을 부여하고 비애를 느끼게 한다. 한 편의 짧은 공포 영화를 보는 듯 흡인력 넘치는 이야기를 다시 보는 추천작으로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