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달콤하고 맛있는 음식이 만드는 유쾌하고 행복한 여정

캐릭터들의 건강한 매력이 돋보이는 『완벽한 황태자님은 현모양처가 되고 싶어!』는 읽는 이에게 편안한 유쾌함과 정신의 건강을 선사하는 소소한 행복이 넘치는 판타지다. 계급제가 분명 존재하는 세계관이고 세계관의 최강자 격인 용까지 등장하지만 화룡을 포함하여 모든 인물들이 서로 소탈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의견을 개진하기에 모든 이야기는 사뭇 화기애애하다. 황족의 가출이라는 흔한 소재를 차용했지만 이런 작품에서 주인공들이 흔히 보이는 어리숙한 대처 같은 익숙한 클리셰와는 거리가 먼 황태자의 현실적인 태도라든가, 열혈 일 중독자인 후작과 마찬가지로 근면성실한 노동꾼인 황태자가 선보이는 기묘한 케미는 황태자가 주방 보조로 후작가에 취직한 덕분에 작품 속에 아낌없이 등장하는 달콤한 간식들과 만나 작품의 매력을 더한다. 특산품 ‘하늘꽃꿀’을 응용한 다양한 디저트의 맛처럼 느긋하고 행복한 사람들이 가득한 뤼셰 지방에서, 과연 완벽한 리엘리시는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산등성이 붉은 마님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로맨스는 느릿하지만 확실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듯하니, 이 달콤한 판타지 로맨스의 행방은 안심하고 읽어도 좋을 것 같다.

2019년 1월 2차 편집부 추천작

하늘꽃꿀 지방으로 떠난 황태자님의 달콤한 가출

제네브리에 제국의 얼굴만 잘생기고 무능한 황제에게는 황제의 피지컬과 (지금은 그와 이혼한) 전(前) 황후의 똘똘함을 모두 물려받아 잘생기고 능력도 있는 장남 리엘리시가 있다. ‘제국 300년 역사상 제일 완벽한 황태자’라고까지 불리는 그였지만 아비의 무능과 현 황후(새어머니)의 결혼 권유에 질려 황태자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하며 가출을 감행한다. 황태자 리엘이 목적지로 정한 뤼셰 지방은 수도에서 직통 열차가 한 달에 한 번 갈 정도로 변경인데다, 한 번 발을 들이면 수도로 영영 돌아오기 힘들다는 곳이다. 마법도 하고 검도 다루고 총도 쏘고 외모도 잘생긴 이 열일곱 소년이 노리는 것은 뤼셰를 다스리는 아벳트 후작가의 주방 보조 자리. 하지만 황족의 피를 타고 난 것이 티가 나는 하늘색 머리카락에 보랏빛 눈동자로 황족의 사생아라고 우긴 것까지는 좋았는데, 황가에만 제공되는 케이크의 맛을 알아본 미각 덕분에 새롭게 아벳트 후작이 된 미엘의 눈에 정체가 딱 걸리고 마는데…….

‘하늘꽃꿀’이라는 특산품을 갖고 있는 지방을 배경으로 하는 탓일까? 달콤한 디저트들이 난무하여 시선을 사로잡는 이 작품은 명랑하고 유쾌하게 사람을 허기지게 만든다. 꿀케이크가 정말 존재한다면 어디든 달려가서 먹고 싶을 만큼! ‘산등성이 붉은 마님’이라 불리며 국경을 지켜주고 있는 화룡 피릿슈의 다과회를 그린 두 번째 에피소드를 읽고 나서는 결국 퇴근길에 마카롱을 사러 가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겨자 마카롱을 파는 곳은 만나지 못했지만…….

『완벽한 황태자님은 현모양처가 되고 싶어!』는 판타지임에도 여러 곳에서 현실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하필이면 왜 군인도 공무원도 아닌 요리사로 취업하길 원하냐는 후작의 질문에 황실에서 사람이 나오면 얼굴을 내비칠 필요가 없어서 그렇다는 대답에서 보이는 황태자의 현실적 판단력이라든가, 월차 좀 달라는 리엘의 요구에 취업한 지 1년도 안 된 사람에게 월차를 주는 곳이 어디 있냐는 미엘의 대꾸라든가.(실제로는 한국의 노동법에 의하면 입사 1년 미만이라고 해도 1개월 만근시 하루의 연차 휴가를 부여해야 하므로, 제네브리에의 후작님께서는 한 달을 넘게 성실히 근무한 리엘 군에게 연차를 하루 허용하셨어도 좋았겠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산등성이 붉은 마님이 리엘과 미엘의 중매쟁이로 나설 모양이므로 (아직까지는 두 사람 다 서로를 연애 상대로는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가 더욱 궁금해진다. 17년 동안 황태자로 살아 왔지만 소탈하고 근면성실한 리엘 군과, 리엘 군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 성실한 일 중독자인 미엘 씨 콤비가 펼치는 유쾌한 일상 이야기를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