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애견무사
무협
개를 데리고 강호에 나온 신진무사의 좌충우돌 예측불허 여정!
개를 데리고 나가라는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강호출도를 허락받은 ‘나현’은 천년의 전통을 이어 온 도교문파 나부옥선궁의 신진무사다. 마지못해 개를 데리고 문호를 나섰지만 발길이 닿는 곳마다 태연자약한 개 때문에 사람들의 호기심과 참견이 줄을 잇는 것은 당연지사. 마음도 달랠 겸 넘치는 호기로 화려한 의복과 장신구, 검과 말을 구입하며 돈을 탕진한 것도 잠시, 나현은 숙부의 지시에 따라 대부호인 진대인 저택에 머무르고 있다는 한 선인을 찾아 나선다. 막상 도착한 진대인의 저택은 사특한 귀기가 흘러넘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는데, 나현은 얼떨결에 이들 선인의 무리에 휘말려 예측불허의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애견무사」는 반려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라는 단순한 정의내림이 불가할 정도로, 다채로운 장르를 접목하고 변주하여 퇴마 액션 스릴러 무협소설의 면모를 거침없이 뽐내는 이야기다. 도교사상, 특히 십이신장을 모티브로 한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은 물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치밀한 구조의 서사를 바탕으로 각종 요마들을 물리치는 스피디한 초식 액션과 디테일한 퇴마의식, 진정한 애견무사의 등장까지 놀라운 변곡점이 끝도 없이 솟구치며 읽는 이의 흥미를 계속해 붙들어 놓는다. 작품을 다 읽고 나니, 이제 막 강호에 나와 잔뜩 멋을 부렸지만 마땅히 할 일을 찾지 못한 신진무사와 그 어깨에 두 앞발을 올린 채 무사 뒤에 꼭 붙어앉아 말에 올라 탄 사자개의 모습을 상상하면 자꾸만 흐뭇한 웃음이 새어 나온다. 서로를 반려하는 공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구축된 관계는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온전해지는 것. 부디, 각지의 미스터리를 격파해 나가는 이들의 눈부신 활약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란다.
작가
좌백
아홉개의 꼬리
호러, 추리/스릴러
힘과 권력, 폭력과 복수에 관한 어둡고 묵직한 고백
한 사립 고등학교의 졸업생들 중 잘나가는 녀석들만 모인 비밀 모임이 있다. 작품의 제목인 「아홉 개의 꼬리」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데, 그것은 이 비밀 모임의 이름이기도 하고 또 하나는 말 그대로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구미호 그 자체이기도 하다. 학교 다니던 시절의 기억이 어두운 폭력의 역사로만 남아 있는 ‘나’는, 어렵게 성공한 웹툰 작가로 최근의 인기에 힘입어 모임에 초대되었다. 나는 자신의 이름이나 소속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동창들의 태도를 당연하게 여기며 차분하게 과거를 추억한다. 고등학교 시절에 대한 반추는 자연스럽게 하얀 얼굴의 전학생, ‘로이’에게로 흐른다. 학교의 누구도 로이에게 말을 걸지 않았기에, 그의 친구는 나뿐이었다. 내 눈에는 그저 병신 개인 다리가 세 개인 개를 ‘삼족구(三足狗)’라며 두려워하던 로이는, 나에게 자신이 ‘구미호’라는 비밀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을 하겠다고 말하는데…….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한 기억을 그려내는 어두운 고백은 현재와 과거를 매끄럽게 오고 간다. 작가는 특정 폭력 장면이나 사건에 대한 어떤 잔혹하거나 끔찍한 묘사 하나 없이도 매우 음울하고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은 묵직한 충격을 준다. 내게 남긴 로이의 마지막 말은 “우린 다시 만나면 안 돼.”였다. 과연 나는 로이를 다시 만났을까?
작가
가리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