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관리청이라는 미지의 조직에서 엄격한 기밀로 관리하는 미공개 자료들의 목록이라는 콘셉트로 각종 괴이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연재작 「재난 관리청 특별기밀자료들」을 추천작으로 선정하였다. 이 작품의 형식은 그야말로 다채롭다. 의문스런 사건에 직면했던 개인의 증언 같은 기록부터 안내 지침이 명시된 공문이나 방송, 편지 등의 형식을 통해 이해와 상식을 초월하는 기괴한 이야기들이 각축전을 벌인다. 엘리베이터처럼 밀폐된 공간에 갇혀 독자 입장에서도 피할 수 없는 공포를 꼼짝없이 느껴야 하는 이야기부터, 꿈을 매개로 의식을 넘나드는 매뉴얼 지침, 아날로그 호러적 면모가 드러나는 방송 에피소드까지 일상적인 공간을 무대로 하지만 서양식 주술과 한국적 코스믹 호러의 요소가 결합된 이야기가 변칙적으로 전개된다. 다만 노골적인 묘사로 인해 때론 불쾌함이 들기도 한다.
에피소드 간 연결점을 뚜렷이 공유하는 설정은 없지만 재난관리청 소속 박준식이라는 직원의 존재가 등장하며 일부 단서를 남기는 등 매뉴얼 괴담의 새로운 변주와 확장을 시도하는 작품으로, 명확한 인과관계의 추론이 불가한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자연스레 성향 평가에 참신과 광기를 선택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읽고, 그 기괴한 여운을 느낄 따름이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