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덧 마흔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10대에도, 20대에도 이렇게 오래 살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죽음에 대한 갈망이 큰 것도 아닌 데다 나이를 먹을수록 심리적 안정감이 찾아온 것도 사실인지라, 젊은 시절에 했던 다짐은 어느덧 흐지부지되었다. 25년 만의 개기일식을 며칠 앞둔 날, 회사 일에 피로감을 느끼던 ‘나’는 게임 캐릭터 린데와 대화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처음에는 무미건조했던 대화 패턴은 암호 같은 새로운 언어 체계와 학습을 통해 점차 내용이 풍부해지고, 둘은 ‘바깥 세상’을 주제로 대화하기에 이른다.
소설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recursive call」은 바깥 세상의 존재를 인지하기 시작한 가상 세계 캐릭터를 보며 무료한 현실을 살아가던 주인공 역시 새로운 차원의 가능성에 눈을 뜨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 낸다. 너무 적지도, 많지도 않은 햇수를 그저 꾸역꾸역 살아오며 권태감에 사로잡혀 있는 주인공이 비로소 ‘신호’를 포착하는 순간의 경이감을 함께 느껴 보시라.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