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클린데 공작령을 다스리는 젊고 아름다운 공작 이네스는 어느 날, 그의 충직한 심복에게 성을 맡기고 전설 속의 현자 엘리시온을 찾아간다는 선언을 한다. 심복 입장에서 공작의 이 선언이 다소 황당하게 들리는 이유는, 현자 엘리시온의 존재 자체가 전설로만 남았을 뿐 아니라 그를 상징하는 시계탑 역시 세워진 지 기백 년은 넘은 유적지나 다름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네스는 자신의 인생을 뒤흔들 수도 있는, 스스로는 해독이 불가능한 암호가 적힌 양피지를 들고 시계탑으로 향하는데…….
총 세 편으로 분할된 「탑의 문은 누구를 위해 열리는가」는 전체를 다 합해도 약 60매 남짓한 분량으로 구성된 판타지 단편이다. 신비로운 탑을 둘러싼 정경은 오래고 전설적인 공간을 잠시 들여다본 것처럼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와닿으며, 후반부에 이르러 새로운 모험이 갓 시작되려는 고양감을 담은 이야기의 분위기 역시 흥미롭게 느껴진다. 모험이 시작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이야기라 이렇다 할 만한 큰 사건은 없지만 새로운 시대를 향한 이후의 여정을 기대하게 만드는 기분 좋은 설렘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