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도마를 탈출한 대가리
추리/스릴러, 일반
“내가 그대로 있었으면 네가 죽었어.”
대학생 수연은 처음으로 모텔에 선배와 갔다가 강제로 폭행당할 위기에 처한다. 그 순간, 밤 10시 통금 알람과 함께 엄마가 경찰과 함께 들이닥치고, 놀랍게도 선배는 모텔 방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둔 게 발각되어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하지만 선배는 곧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 수연의 주변을 맴돌고, 기어코 둘은 맞닥뜨리게 되는데.
지난 편집장의 시선에 소개된 「도마를 탈출한 대가리」는 선배의 스토킹과 엄마의 과도한 집착, 두 가지 상황에 꼼짝없이 묶여버린 주인공 수연을 중심으로 스릴러적 재미를 더한 작품이다. 스티븐 킹의 <미저리> 속 애니를 연상케 하는 엄마의 모습과 통제 밖으로 벗어나기 위한 수연의 몸부림, 그리고 마지막 수연의 심경 변화는 극적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다.
공작단풍
호러
“저것 때문이라고! 저 나무를 베어 버려야 해!”
오직 접목에 의해서만 생산되는 단풍나무인 ‘공작단풍’의 생리적 특질을 문학적 기법으로도 탁월하게 활용하는 공포 단편 「공작단풍」을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으로 선정하였다. 절단과 접합의 감각, 타오르듯 붉은 단풍과 붉은 머리 여자의 이미지 등이 전개 과정에서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짜임새 있는 구조에서 꽉 찬 몰입감과 흡입력을 선사한다. 「공작단풍」은 제2회 단편에서 장편으로 프로젝트에서 선정되어 장편화 개작을 준비 중으로, 좀 더 촘촘하고 풍성한 이야기를 고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민달팽이 클린 서비스
판타지, 호러
인간이 이렇게 진화한 이유는
「민달팽이 클린 서비스」에서 인류는 달팽이처럼 등에 거주 가능한 껍질을 달고 다니도록 진화했고, 사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백팩을 메고 다니는 풍경은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어떻게 거주가 가능하냐고? 마치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처럼, 머리를 집어 넣으면 공간이 확장되는 신비한 시스템을 상상해 보자. 껍질을 타고나지 못한 사회적 소수자인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의 껍질을 청소해 주는 클리닝 업체의 직원이다. 그런데 단골 고객의 갑작스러운 연락 두절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연쇄 유갑인 납치 사건과 연결되면서, 진화에 관한 충격적인 진상이 드러난다. 독특한 발상과 섬뜩한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