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나와 잘린 마리와 평온한 날들 [합본 수정]
추리/스릴러, 로맨스
목을 자르는 살인마 등장! 그런데 이토록 평온하다니…….
누군가의 목을 치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던 정수는 마트에서 널찍한 칼을 사고, 동영상으로 목을 치는 모습을 연구까지 한다. 그는 클럽에서 만난 미모의 여자를 집으로 데려와 기절시킨 후에, 화장실에서 목을 썰어낸다. 그런데, 이 잘린 머리가 스르르 눈을 뜨더니 싱긋 웃으며 하는 말, “수고했어요. 아직 거칠지만 소질이 보이는 솜씨인걸. 몇 번 더 연습하면 단번에 목을 칠 수도 있겠어.” 이렇게 정수와 잘린 머리의 동거가 시작된다. 그로테스크한 살인 행각에서 이야기가 출발함에도 불구하고(심지어 그것은 묻지마 살인이다.) 이후의 전개는 심히 평온하며 무려 이 이야기의 장르는 본격 추리와 로맨스다. 목이 잘려도 살아 있는 기괴한 생명체와 동거를 시작한 사이코패스 주인공 탐정이라니, 어떻게 이 전개를 지켜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수수께끼를 풀 때 두뇌가 발산하는 에너지로 자가발전을 하는 머리 덕분에 이제 정수는 미스터리를 찾아 동네방네를 헤매는 수밖에 없다. 그런 그에게 ‘보는 것만으로 사인을 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옆집 아가씨 소민이 합류하면서, 세 사람은 소민의 할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좇게 되는데……. 과연 80대에도 뜨거운 밤을 불태우는 연애를 하던 로맨스 실버를 독살한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연작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 매력적인 설정의 작품, 나와 잘린 마리의 평온한 세계를 만나 보자.
작가
그린레보
마임맨
호러
앞에 있는 사람을 흉내 내는 기괴한 인형 마임맨의 정체는?
한 저택의 서고에서 하룻밤 경비를 서는 대가로 엄청난 돈을 받기로 약속한 청년. 저택의 주인인 노인이 건물을 인수한 이후부터 정체불명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등 온갖 음험한 소문이 끝도 없이 떠도는 곳이었지만, 생각보다 관리가 잘 되어 있는 내부를 보고 청년은 새삼 안도한다. 하룻밤 미션이 대수롭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서고를 둘러보던 찰나, 청년은 어둠 속에서 구부정한 모습으로 서 있는 낯선 물체를 발견한다. 허옇게 질린 얼굴에 움직일 때마다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그것은, 눈앞에 있는 사람의 모습을 흉내 낸다는 ‘마임맨’이라는 인형이었다. 청년은 이 기괴한 인형이 자신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을 보며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끼는데……. 「마임맨」은 전형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 위에 독특한 소품을 얹어 장르적 익숙함과 차별화를 동시에 획득하는 흥미로운 고딕 호러 단편이다. 시대적 배경 역시 명확하지 않고 온갖 요소들이 혼란하게 뒤섞인 가운데, 마임맨이라는 강력한 소품은 작품의 불온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고유의 매력을 드높이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다. 기괴한 인형과의 하룻밤 일화와 반전 가득한 후일담까지 한데 만나 보시라.
작가
gemcart
챌린저 교수 시리즈
SF, 판타지
입담 좋은 괴짜 천재 과학자와 떠나는 SF 대모험
셜록 홈즈의 저자 코난 도일의 또 다른 인기 주인공이 등장하는 『챌린저 교수 시리즈』는 20세기 초 과학과 기술이 발달한 시대상을 담아낸 다섯 편의 SF 중단편이다. ‘도전자’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혈질의 성격에 거침 없이 말하는 괴짜 천재 과학자 ‘챌린저 교수’를 중심으로 챌린저 교수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냉소적인 비교해부학자 ‘서멀리’, 각종 운동에 능하고 의협심이 강하며 리더십 있는 군 출신의 신사 ‘록스턴 경’, 그리고 까다로운 챌린저 교수와 잘 지낼 정도로 균형 잡힌 성격으로 호기심 많은 열정적인 사랑꾼 기자 ‘말론’ 네 명이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경쾌한 이야기다. 《쥐라기 공원》이 연상되는 챌린저 교수 시리즈의 시작인 「잃어버린 세계」는 기자 말론이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챌린저 교수가 주장한 남미의 아마존 정글에 공룡을 찾으러 탐사대와 떠나는 이야기로, 빙하기로 인한 멸종설을 바탕으로 한 낭만적인 작품이다. 「유독 지대」는 우주 공간을 채우고 있는 가상의 물질인 에테르가 인체에 유독해 인류가 멸종할 위기에 처하는데, 이를 예측한 챌린저 교수가 탐사대를 그의 집으로 불러 종말을 지켜보는 긴장감 넘치는 작품이다. 「안개의 땅」은 신문 기자 말론과 챌린저 교수의 딸 이니드가 심령교인들의 집회에 참여해 영적 능력을 경험하고 이를 반박하기 위해 챌린저 교수가 나서는 이야기로, 뜻밖의 결말이 기다린다. 무엇이든 분해 후 재구성할 수 있는 발명품을 검증하러 나선 말론과 챌린저 교수가 발명가의 비윤리적 가치관으로 인한 무기화를 우려해 이를 직접 해결하는 「물질 분해 장치」와 지구가 생명처럼 살아 있다고 주장하며 심층 지질을 시추하는 작업을 통해 이를 증명하는 「지구가 절규했을 때」 두 소품으로 시리즈는 끝난다. 지금 보기에는 황당무계한 가설들이지만, 이를 검증하기 위해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모여 모험을 떠나고 익살스러운 설전 벌이는 이 작품은 언제 읽어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작가
아서 코난 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