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차 편집부 추천작

특이점 도래의 순간을 직시하게 된다면

노후화된 심해 오염 관리용 로버를 착취했다는 이유로 해양자원순환국 국장이 국정감사에 소환되는 소동이 벌어진다. 이 소동의 여파로, 10년 전 해양자원순환국을 퇴직한 공인기술감정사 한지우는 노후 로버와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한 유인 탐사 과정을 촬영하는 다큐멘터리에 참여하게 된다. 그것도 혼자서, 해저 4000미터 아래의 심해로. 사실은 그동안 꾸준히 초저주파를 보내온 로버를 두고 자의식이 있다는 둥 구조 신호를 보낸다는 둥 설왕설래가 많아지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데이터를 감정하는 전문가인 외부인을 보내는 것에 가깝다. 그렇게 내려간 곳에서 로버를 발견하고 연결 요청을 시도하지만 반응이 돌아오지 않자, 방법을 찾기 위해 관련 자료와 데이터를 살피는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생각보다 더 복잡한 일에 관여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직감을 하게 된다.

잔차현상학이나 기술감정사 등 미래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학문과 직업이 등장하는 「위상잔차」는 읽고 나면 이야기가 오롯이 압축된 제목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10년간 로버가 보낸 초저주파 신호가 기록된 위상(位相)과, 무인 탐사와 유인 탐사 과정에서 확인하게 된 결정적 잔차(Residual)가 핵심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려갈수록 압력이 강해지는 심해 탐사의 과정과 충격이 굉장히 생생하게 묘사되며 현실감을 더하는데, 어두운 바다에서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던 존재를 마주하는 순간은 먹먹한 감정마저 불러일으킨다. 심해와 현실을 넘나들며 환상적 감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다소 압축적이고 생략된 상황 묘사가 많긴 하지만 주인공의 선택과 태도에 대한 여운이 깊이 남는 훌륭한 작품이다. 모두가 특이점의 도래를 끊임없이 가늠하는 시대, 그 시대를 판가름할 기준이 될 수도 있는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