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그냥 단순한 농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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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우리의 콩글리시에 대하여

당신은 ‘type’을 쓸 때와 ‘style’을 쓸 때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가? ‘cute’와 ‘adorable’의 사용은 어떤가? 어릴 때 영화를 보다가 문득 깨달음을 얻은 적이 한번 있는데, ‘come’과 ‘go’의 사용에 관한 것이었다. 학교에서 배운 영어대로면 ‘가면 go/오면 come’ 이렇게 구별할 뿐이었는데, 영화 속에서 ‘나와 함께 가자’라는 대사가 “Come with me”라고 나왔던 것이다. 당시 내가 아는 ‘함께 가자’는 표현은 “Let’s go” 뿐이었다. 나중에 보니, “가는 중이야” 하는 표현도 “I’m going”이 아니라 “I’m coming”을 썼다.(물론 이 경우는 going이 틀렸다기보다는, coming을 쓸 일이 더 많다는 쪽이 옳겠다.) go와 come에 단순히 가다/오다는 뜻이 아니라 화자와 청자의 위치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한참 더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참으로 슬픈 콩글리시의 한계였다.

외국인 유학생이 네이티브와 대화할 때 생길 법한 오해를 묘사한 교과서가 있다면 「그건 그냥 단순한 농담이었어요」를 참조해야 할 것 같다. 화자가 늘어놓는 수다를 홀린 듯이 듣다(읽다) 보면 ‘오호, 여기에 이런 맥락이?’ 하는 배움까지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처음에 나오던 가벼운 웃음은 점차 굳고, 유쾌함은 당혹스러운 불쾌감으로 바뀐다. 한편 억울해 보이고 한편 재치있어 보이던 화자의 입담은 급기야 범죄자의 자기변명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맥락 차이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길게 이어지는 바람에 다소 피곤하기는 하다는 것이 작품의 유일한 단점이다. 작중 등장하는 오해 에피소드들 중 몇은 불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작가가 선보이는 화술(話術)의 마술(魔術)은 학생들 사이에 벌어진 인종 차별과 그로 인한 다툼, 보복, 죽음이 뒤섞인 자극적인 세계로 손쉽게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작가가 명확한 결말을 내려 주지 않기 때문에, 오해는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정말 치밀하게 계획된 영리한 살인인지, 아니면 우연이 겹쳐서 벌어진 슬픈 비극인지 명확하게 알아낼 수가 없다. 과연 독자 배심원들은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

2025년 8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단순한 농담 속에 가려진 사망 사건의 진실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일 년간 살게 된 한국인 대학생인 ‘나’는 아홉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먼 친척 ‘케일럽’과 십여 년 만에 재회하게 된다. 나는 케일럽과 함께 대학에 다니며 새로 사귄 대학 친구들에게 한국에서 즐겨 쓰던 말을 농담 삼아 영어로 한마디씩 던지는데 그것이 뜻밖의 오해를 사게 되어 온갖 구설에 오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절친한 친구 ‘트레이’의 생일 파티에서 술을 마신 ‘제이크’가 사망하고 그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나는 내가 뱉은 말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데.

「그건 그냥 단순한 농담이었어요」는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간 화자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심리스릴러 단편이다. 한국인이라 영어에 능숙하지 못해서 농담으로 뱉은 말이 오해를 산 것일 뿐이라며 호소하며 시작하는 이야기는 이에 관한 여러 일화를 언급하며 친구가 사망한 사건의 진실로 독자를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문화적 차이로 인해 빚어진 한국식 농담이라 주장하나 정체성과 관련된 차별적 발언이 포함된 말을 보면 누군가를 상처 주지 않는 건강한 유머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한다.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