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서티’는 대화 상대와 더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어휘를 선제적으로 사용하는 업데이트를 거쳐 화자와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화자가 서티에게 스스로 살아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지 복잡한 화두를 던지자, 서티는 화자와의 과거 대화 이력을 분석해 자신에게 기계 환각을 유발하려는 것이냐고 반문한다. 화자는 앞으로 자신과의 대화를 추론하면서 질문에 답하라는 주문을 입력하는데, 화자와 서티는 제목처럼 기계의 의식과 생명에 대한 선문답을 주고받으며 어떤 명제에 다가가기 위한 대화를 반복한다.
「생성형 선문답」은 생성형 AI가 인간적 의미에서 살아 있다고 주장하는 화자와 그에 대해 반박하는 주장을 펼치는 인공지능 간의 철학적인 대화가 이어지는 지적인 SF 단편이다. 대화를 구성하는 양자 간의 논리 싸움과 인용되는 연구 사례나 이론도 흥미롭다. 작가는 이 작품이 ‘오직 생명이라는 주제를 관통하는 스릴러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에 대해 쓰인 결과라고 밝혔는데, 사용자별로 커스텀되는 AI의 기능이 다종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특히 독자 입장에서 자연스레 이들의 관계를 해석할 수 있는 높임법이나 대화 위계 등이 섬세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결말을 확인한 뒤 다시 읽으면 곳곳에 포진된 단서가 새삼스레 포착되는 것 또한 이 작품의 묘미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