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손(損) 오는 날
호러, 추리/스릴러
탐정과 영매 콤비의 오컬트 수사물!
전직 경찰이자 현직 사설탐정인 ‘남민혁’과 무당의 손자이자 귀신을 볼 수 있는 ‘차주승’이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오컬트 수사물 『손(損) 오는 날』을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으로 선정하였다. 시선을 끄는 도입부와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영상을 보는 듯한 이야기가 흥미로운 작품으로, 보다 설득력을 높인 현실적인 배경과 독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주인공 캐릭터들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완결까지 연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추천해 본다.
평범한데 정체불명
로맨스, 일반
“그런 사랑이라면, 난 거부하고 싶어.”
세상에 사랑이 사라진다. 그리고 완전한 개인주의를 통한 세계의 해체와 순수한 이성만을 바탕으로 한 인류 공동체의 수립이라는 기치를 내건 단체 ‘아파테이아’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폭탄 테러를 시작으로 사랑의 흔적이라 불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해 나간다. 하필 로맨스 출판부에 다니던 서림의 회사까지 이들의 타깃이 되자, 서림은 일순간에 백수가 되어버린다. 아르바이트라도 하자는 마음에 사랑에 관한 임상시험 지원자가 되는데.
「평범한데 정체불명」은 지난 편집장의 시선에 소개된 작품이다. 독특한 설정과 흥미로운 도입부로를 지나면, 문득 한참 남은 뒷부분을 어떻게 풀어가려 하는 건가 하는 걱정부터 든다. 다행히도, 이야기는 어느 순간 급행열차를 탄 로드무비처럼 정신없이 달려가다, 저자가 의도하던 목적지에 제법 안정적으로 도달한다.
성 없는 인간
SF
안드로이드는 조선 하드 SF의 꿈을 꾼다.
‘이론 성리학자가 하나 또 죽었네.’ 라는 대사로 이야기의 포문을 여는, 놀라운 하드 SF. 성리학이 꽃피운 곳은 조선에서였다던가, 그렇다면 성리학을 주제로 SF를 써야 할, 그리고 가장 잘 쓸 수 있는 나라는 조선을 이어받은 한국일 수밖에 없다. ‘이’와 ‘기’라는 극도의 형이상학적 개념을 우주의 본질이자 현상적인 것과 연결시킨 다음, SF와 코스믹 호러를 적절하게 배합한 작품, 『성 없는 인간』은 초반의 장벽만 넘어서면 작가의 상상력과 정교한 설계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특히 성리학과 천문학-물리학을 연결시키는 과감함에는 박수가 절로 나온다. 호불호를 떠나 SF 팬이거나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 볼 만한 글이라고, 그리고 SF 팬인 한국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글이라고 감히 추천해 본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리 없는 우주』도 절대 놓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