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아버지를 만든다

  • 장르: SF | 태그: #AI #인공지능 #아버지 #아들 #가족
  • 분량: 81매
  • 소개: 죽은 아버지의 강의 영상을 바탕으로 학습된 AI 언어 모델을 이용하여 아버지와의 관계를 찾으려는 ‘나’의 이야기 더보기

2025년 8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죽은 아버지가 남긴 인공지능과의 기이한 대화 기록

어느 수학 강사가 남긴 방대한 강의 영상을 바탕으로 훈련된 언어 모델을 탑재한 인공지능. 죽은 강사의 아들은 수학적 교육을 위해 설계된 이 인공지능에게 그의 개발 목적과 의의에 대한 질문을 집요하게 입력하는 중이다. 끝내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도출하기 위한 방향으로 인공지능에게 설득과 추론을 종용하는 질문들은, 마치 생전에 확인받지 못한 사용자의 결핍이 그득그득 묻어나는 것만 같다. 하다못해 인공지능의 말투까지 교정하는 그의 노력에는 어떤 광기마저 느껴질 정도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인 만큼, 브릿G에서도 인공지능을 소재로 다양한 상상력이 만개하는 작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아버지를 만든다」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아버지가 만든 인공지능을 통해 부자관계를 재정립하려는 과정을 기록 형태로 구성한 작품이다. 인공지능의 문체를 모방한 디테일은 물론, 진행될수록 미묘하게 변화하는 대화의 양상과 인공지능이 ‘출력하는’ 감정적 동요와 그에 반응하는 사용자의 태도 등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또 후반부에는 다회적 반복을 통해 스스로를 다르게 인식하는 인공지능의 어떤 양상이 엿보이는 점 또한 오싹한 여지를 남긴다. 마지막까지 다 읽고 나면 질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데, 과연 사용자가 이 언어 모델을 학습시킨 진짜 목적은 무엇이며 작중에 드러나지 않는 ‘상태 1966’의 입력 사항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위로에 최적화된 대화형 인공지능의 지나친 활용성을 경계하며 그 부작용이 극단화한 사례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요즘. 그리고 샘 올트먼이 챗GPT에 감사 인사를 전하지 말라며 당부했음에도 사람들이 꼬박꼬박 ‘감사합니다’를 남기는 이유가 AI 반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는 밈이 도는 요즘, 이 작품의 여운을 충분히 곱씹을 만하다.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