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증인

  • 장르: SF | 태그: #천문sf #천문액션 #태양계 #성간비행 #외계지성체 #은하연합
  • 평점×50 | 분량: 96매
  • 소개: 내로라하는 은하계 지성의 대가들이 모인 대토론장에서 태양계의 증인이 증언을 시작한다. 신의 존재에 대한 증거로서. 과연 태양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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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존재함은 곧 신의 존재함을 증거한다고 한다.

은하계의 수많은 종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양계의 증인이 호출된다. 증인의 종족이 겪은 사건은 ‘우주의 경이를 불러일으킬’ 만한 일이자, ‘신의 은총을 받은 것’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과연 태양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작품은 태양계가 겪은 사건을 ‘세 번 다시 없을 비극’이라 규정한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문장이 있다. 이영도의 『피를 마시는 새』에 등장하는 말이다. “두 번째가 있을 때만 첫 번째가 만들어지는 거야. 두 번째는 그렇게 위험한 거지. 첫 번째와 세 번째를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이 문장을 마음에 둔 채로, 작품의 마지막 문장을 곱씹고 있노라면, 소설이 남기는 질문의 여운이 더욱 짙어진다. 태양계의 주민들은 과연 앞으로 닥쳐올 비극을 피할 수 있을까. 아니면 끝없는 순환 속에서, 같은 운명을 되풀이하게 될까.

지난 1월, 편집부 추천작에 오른 태양계의 증인은 놀라운 핍진성과 힘있는 이야기의 흐름, 그리고 단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러니를 고루 갖춘 작품이다. 더불어 한참 미래를 배경으로 하였으나, 지금, 현실의 문제를 천착해야 한다는 SF의 본질에 그 무엇보다 충실하다. 질문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답변을 제시하지만, 그 답변을 받은 독자들은 더 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이 작품을 읽지 않는 것이 인생의 손해가 될 수 있다고 감히 주장하며 이번 달 베스트 추천작으로 올린다.

2026년 1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세 번 다시 없을 수 있는 비극’이 일어났으니.

‘신이 존재하는 증거’로서 호출된 태양계의 증인. 그러나 그 증인은 오히려 그러한 관심과 호칭이 ‘태양계의 종족들이 실패한 종족들’이라는 조롱으로도 비칠 수 있다며 담담히 비난할 뿐이다. 그리하며, 자신의 종족에게 일어난 행운, 신의 온총, 혹은 비극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청자가 이 세 번째 종족에게 일어난 일을 뭐라고 생각하든간, 그가 고심해서 고른 서두는 이와 같다: ‘여러분의 선의를 믿고’ 이야기하겠다. ‘저희는 태양계의 세 번째 행성에서 태어난 종족이다.’

과연 태양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한 가지 아주 간단한 스포일러만 허락한다면, 그 과정에서 누구도 단 한 점의 악의를 품지 않았다는 사실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선의의 과정 가운데 무지와 우연이 겹쳐서 만들어 낸 비극이 있었되 또한 구원이 있었다. 「태양계의 증인」은 해외에서 오래도록 고전으로 읽혀온 정통 SF를 연상케 하는 서술 방식과 구조를 충실히 따르는데, 그 와중에서도 2026년의 현실 세계를 향한 비평적 시선을 잃지 않는 작가의 감각이 탁월하게 빛이 난다. 흔히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고 냉소한다. 하지만 미래로, 낙원으로 가는 길 역시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고 믿는 편이 나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악의로 닦아진 길의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결국 절멸과 슬픔뿐일 테니. 그리하여 태양계의 종족들이 당도한 미래는 과연 지옥일까, 낙원일까.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