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부부라는 이름의 잔혹극으로 만나는 폭력과 욕망에 대해서

화장실에서 나와 보니, 집이 텅 비어 있다. 남편은 주방에 남은 거품, 비워진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아내의 흔적을 발견한다. 하지만 동시에 평소와는 다른 아내의 몇 가지 흔적에 남편은 갑자기 ‘아내가 가출 후 실종된다면’이라는 가정을 떠올린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부부싸움 후 아내의 가출은 ‘그저 친정으로 달려가지 않았을까’ 수준의 추정에서 그치겠지만, 이 지점에서 작중 남편의 생각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달려나간다. 남편은 ‘실종 후 사망보험금 수령’의 경우를 따져 본다. 두 사람은 전날 밤 크게 다퉜고, 이 다툼은 남편이 실수로 진 빚 때문인 듯하다. 남편은 아내가 사라졌을 때 자기가 받게 될 ‘수도 있을’ 돈부터 떠올리는 자신의 저열함에 실소를 머금으면서도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실종」은 짧지만 강렬한 심리 스릴러다. 작중 불안은 실체가 없음에도 조용하게 차곡차곡 쌓이고 그 끝에는 모호한 공포감이 존재한다. 어쩌면 인간이기에 우리 모두가 당연히 가지고 있을 몹시 비열한 욕망을 작가는 차분하게 그려낸다. 재미있게도 작품의 매력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에 있다. 단순하게 읽으면, 그저 어떤 평범한 날, 전날 ‘많이’ 격한 부부싸움을 하고 다음 날 서로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그런 하루를 그려낼 뿐이다. 하지만 정말, 그게 다일까? 전날 벌어진 부부싸움의 묘사에서 우리는 어떤 폭력성을 읽어낼 수 있고, 거기서부터 독자의 상상력은 다양한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나가게 된다. 아내는 정말 돌아온 걸까? 아내는 언제 사라진 걸까?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남편의 상상일까?

생각해 보면,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부부란 서로에게 가장 가깝기에 반대로 서로 지독하게도 미워지는 사이가 아니던가. 수십 년을 함께 살던 배우자를 살해하는 비극적 사건을 살펴보면, 통계적으로 아내를 살해했느냐, 남편을 살해했느냐에 따라서 형량이 차이가 난다. 기사에 따르면, 아내를 살해한 죄로 남편이 받는 형량은 남편 살해로 아내가 받는 형량의 평균(7.6년)의 두 배(15.8년)에 달한다. 그 이유는 살해의 이유에 있다. 남편을 살해한 아내들의 70% 이상이 직전 심각한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피해자였다. 극단적으로 적은 형량을 선고받은 케이스 중 하나는, 술에 취한 채 난동을 부리는 남편을 절구공이로 내려치고 넥타이로 목졸라 죽인 아내의 경우인데, 그녀는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가 피해자에게 가정폭력으로 끔찍한 고통을 당해왔으며 살해 당일에도 남편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점을 정상참작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9명 중 5명이 그녀에게 집행 유예를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하니, 피해자가 피고에게 가했던 가정폭력을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작품 속 남편의 폭력성은 깨진 유리컵과 아내가 자지러지게 소리치는 모습 정도로만 묘사되지만, 결국 「실종」은 가깝기에 더욱 잔혹해질 수 있는 부부라는 관계의 심연과 그 속에 도사린 인간의 비열한 욕망을 조용히 응시하게 만든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