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본인 같은 인생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큰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사촌동생 지애와 부유한 동창 경재의 만남을 주선한 수현. 두 사람의 연애가 순탄하게 흘러가서 결혼 이야기까지 나오던 차에, 전세 사기에 이어 암이란 악재가 닥친 경재가 음독 자살했다는 소식이 돌연 들려온다. 썩 긍정적으로 여기지 않던 사촌동생과 그다지 도덕적이지 않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동창의 불운을, 수현은 어느 정도 거리감을 느끼고 지켜보지만 그 죽음이 자살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싹튼다. 그리고 어쩌면 그건 수현이 운영하는 한의원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잘나가던 학원 원장의 죽음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비슷한 계급의 속물적인 사고와 행태를 한 꺼풀씩 드러낸다. 조건만 보고 하는 결혼, 우정의 재회를 하기보다는 호기심 해소와 가십의 장이 되어 버린 동창회. 의도했든 아니든 탐탁지 않은 인물들의 관계에 깊숙이 발을 들이고서 괴리감을 느끼는 화자 수현 역시 자유롭지 않다. 현실적인 인물 묘사와 한의원이란 독특한 공간이 인상적인 단편이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