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엄마의 프린트

  • 장르: SF, 추리/스릴러
  • 평점×15 | 분량: 153매
  • 소개: 엄마가 돌아가시고, 엄마의 인격 프린트만 남았다. 엄마의 프린트는 이따금 알지 못할 말들을 한다. 이를테면, 자살한 줄 알았던 삼촌이 실은 살해당했다든지. 더보기

2026년 1월 1차 편집부 추천작

AI 스피커로 남아도 엄마의 날카로운 혀는 영원하리

「엄마와 엄마의 프린트」는 AI로 고인이 된 가족의 인격을 되살려 대화를 나누는 ‘프린트’ 사업을 소재로 한 흥미로운(더불어 곧 정말로 가능할 법한) 이야기다. ‘나’는 어머니의 장례식 후, 생전 어머니가 남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프로그램인 ‘인격 프린트’를 건네받는다. 주인공은 엄마와 대화하듯 프린트와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하고, 자신이 알던 어머니의 일화와 다른 기억이 존재하는 듯한 프린트와의 대화를 오류라고 여겼는데 정작 그 대화에 근거가 있음이 밝혀져서 놀라기도 한다. 그러던 중 어머니의 프린트는 자살로 알려졌던 삼촌이 ‘사실은 살해당했다’는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발언을 남기는데.

주인공이 프린트를 섬뜩해하기도 하고, 너무나 어머니 같은 발언에 안도하기도 하고, 종종 AI임을 상기하며 어색해하다 차츰 프린트와의 대화에 익숙해지는 일련의 과정이 몹시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작품은 고인을 추억하며 눈물 속에 떠나보내는 가족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타살 의혹 제기’라는 자극적인 양념과 함께 스릴러의 물살을 탄다. 아무런 증거가 없음에도 너무 당당한 프린트의 발언에 과연 얼마만큼의 진실이 담겨 있을까? 결말까지 읽고 나면, 어머니가 지극히 어머니다운 방식으로 자식들과의 이별을 준비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얼마 전 딸 폰 사용기록을 봤는데, 글쎄 4시간이 넘게 챗GPT를 쓴 거 있지. 뭐를 했나 내용을 봤더니 외모 상담이랑 친구 관계 이야기 같은 걸로 몇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더라고. 기가 막혀서 애한테 챗GPT랑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더냐고 했더니 챗GPT가 엄마보다 훨씬 더 잘 공감해 준대.” 초등학생 딸을 둔 지인에게 몇 달 전 실제로 들은 이야기다. 사람보다 더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딱 상황에 필요한 교과서적인 말을 들려줄 수 있는 AI는 실제로 독거노인 등 취약 가정을 돌보거나 자살 등을 방지하기 위한 상담용 프로그램으로 이미 실전에서 활용 중이다. 작중에도, 엄마의 프린트는 ‘엄마보다 따뜻하고 이야기도 잘 들어주어’ 대화가 편하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부분은 사람과 달리 감정노동이 전혀 없는 AI의 특장점이 아닐까. 감정이 없는 존재에게서 공감을 기대하는 몹시 아이러니한 현실이 조금 재미있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