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워크인 Walk-in
SF, 추리/스릴러
출생률 저하에 따른 근미래 유토피아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새로운 질병과 임산부에게만 나타나는 면역 질환에 따라 인구 절벽을 맞이한 근미래 한국. 낮은 출생률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복제한 자기 신체에 영혼을 옮기는 기술 ‘워크인’을 허용하기에 이른다. 워크인에 반감을 가진 비밀 조직 ‘스내처’는 워크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인구정책부 장관을 위협한다. 이후 클론의 안락사를 허용하는 새로운 인구 정책에 관한 거대한 음모를 알게 된 인구조절본부 연구원 ‘김하나’와 ‘양윤정’이 납치되고, 동생과 동생의 친구를 구하기 위해 스내처를 잡는 수사팀의 특수요원 ‘김안나’는 모험을 감행한다. 인간 복제가 가능해진 근미래를 그린 SF 『워크인 Walk-in』은 통제 가능한 인류를 만들어 내려는 정부의 음모에 대항하는 여성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워크인은 클론에 개인 고유의 신경망 영상을 옮기는 기술로 구체적인 과정은 알 수 없으나, 이 기술을 통해 영혼의 환생도 가능하다는 암시에서 불교적 색채를 느낄 수 있다. 출생률 감소를 우려해 출산한 여성은 사실상 클로닝할 수 없다는 비밀은 근미래 사회의 불평등한 일면을 담아내기도 한다. 낯선 인물과 설정 등이 다소 많이 등장하는 도입부를 지나면 어느덧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터이니 일단 시작해 보시길.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리마
임여사의 수명 연장기
판타지
저승사자는 생명 연장을 꿈꾸는가?
죽음을 앞둔 인간의 혼을 거두는 삼사자(三使者)는 곧 집 안에서 급사할 운명을 앞둔 한 여성에게 찾아간다. 조왕신을 비롯해 집을 지키는 가신들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삼사자 중 한 명인 인황사자는 멍하니 모니터를 쳐다보는 여성의 뒤에 선다. 그리고 여성에게 남은 5분의 시간 동안을 함께해 줄 요량으로 모니터로 시선을 옮긴 인황사자는 기시감을 느낀다. 얼마 안 되는 글에 인황사자를 비롯해 사자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저승사자와의 로맨스」의 캐릭터가 언급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윽고 여성이 그 글을 복사해 웹소설 플랫폼에 옮기고 등록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인황사자는 깨달음과 함께 경악하고 마는데. 수명이 5분 남은 사람이 사실은 저승사자의 최애 작가라면? 재치 있는 발상으로 시작하는 「임여사의 수명 연장기」는 죽을 사람을 명계에 데려가야 한다는 본분과 연재작을 완결까지 보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저승사자들, 그리고 집주인의 명줄을 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신들이 옥신각신하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의기투합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과연 삼사자는 성공적으로 「저승사자와의 로맨스」의 완결을 볼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 보시길.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강엄고아
단지
호러, 역사
자승자박의 운명으로 곤두박질하는 퇴마 마니아의 최후
중학생 때 배운 타로 카드로 친구들의 점을 봐주며 주변으로부터 관심을 받게 된 이후, 별자리를 비롯해 다양한 오컬트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 주인공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공감하고 아낌없는 칭찬을 전할 때의 그 고양감이 좋았던 주인공은 타자의 인정에 중독되어 사는 동안 점점 자신이 잃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량한 재주마저도 타고난 재능의 세계에서는 밀려나기 십상이었고, 과도한 인정 욕구와 불확실한 미래 사이에서 주인공은 점점 더 영(靈)의 세계를 탐구하는 일에만 과몰입하게 되는데……. 「단지」는 애석한 판단으로 자신의 운명을 옥죄어 나가는 주인공의 오싹한 일대기를 그린 호러 오컬트 단편이다. 어렸을 때부터 타인의 기대와 시선에 맞추려는 갖은 노력을 해왔던 주인공의 동력이 다소 과장되어 보이기도 하지만, 드디어 원하던 순간에 이르게 된 것만 같았던 주인공이 점점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서 폭발적으로 고조되는 불안과 긴장감은 단연 인상적이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녹차빙수
GW 호텔의 R층.
호러
어찌 되었든 그들은 동방예의지국의 귀신이므로……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던가? 여기, ‘귀신을 만나도 예의만 차리면 산다’에 딱 어울릴 이야기가 있다. 화자의 친구는 유명 호텔의 룸메이드로 성실한 근무 끝에 VIP들이 이용하는 객실이 있는 R층을 맡게 된다. 청소를 하려던 그녀는 그날따라 방에 사용감이 전혀 없고, 창밖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하얗기만 하다는 사실에 놀라 복도로 뛰어나간다. 평소처럼 동료들이 움직이고 있어야 할 복도는 텅 비어 있고, 그 적막한 고요에 겁을 먹은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직원 휴게실이 있는 지하 2층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지하 2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녀가 맞닥뜨린 것은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하이힐로, 신발을 신고 있는 두 다리 위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혼이 나갈 것 같은 상황에서 그녀의 머리에 불현듯 떠오른 선배의 말, 그것은 ‘호텔에 손님이 지나가면 반드시 예의바른 인사를 해라. 그것이 어떤 손님이든.’이라는 충고였는데. ‘내가 아는 사람이 겪은’ 섬뜩한 체험을 차근차근 털어놓는 「GW 호텔의 R층.」은 정말 세상 어딘가에 있을 법한 도시 괴담이다. 작품의 시각적, 청각적 효과가 풍부하여 읽는 이의 머릿속에 어둑한 복도를 통과해 다가오는 기묘한 존재들의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우연히 귀계를 접한 주인공이 예를 갖추어 위기를 탈출하게 되는 상황은 귀신이나 도깨비가 해를 끼치기보다는 선인에게는 보답하고 악인을 징벌하며 평범한 사람들은 제 삶으로 돌려주던 시절의 구전 민담을 보는 듯하다. 그러니 안심하고 섬뜩한 도시 괴담을 즐겨 보도록 하자.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에이켄
에소릴의 드래곤
판타지
용과의 협상에서 살아남는 방법
에소릴을 통치하는 거대한 용 란데셀리암이 어느 날 나리메 공주를 납치한다. 무적의 무사로 통하는 더스번 경이 공주를 구하러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리메 공주는 용에게 잡아먹히거나 저급한 소문에 휩싸인 기사와 결혼하거나의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못내 짜증스럽기만 하다. 나리메 공주는 용의 후식으로 잡혀 온 사슴 인간 남자 조빈과 함께 자신들이 얼마나 맛이 없는지에 대해 피력하며 드래곤의 ‘밥맛’을 떨어뜨리기 위한 작전을 꾀한다. 한편, 에소릴 성으로 향하던 더스번 경은 사슴 인간 연인을 구출하러 간다는 늑대 여인 사란디테를 만나고, 이들은 각자의 목표물을 구출하기 위한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 2009년 네이버 캐스트를 통해 처음 공개되었던 단편 「에소릴의 드래곤」은 공주를 납치한 용이라는 클리셰에 합리적 추론과 설득의 대화술을 덧심고, 이질적 기질과 성향을 지닌 존재들을 한꺼번에 등장시켜 흥미로운 모순을 발생시키는 창의적 서사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사유가 깊은 용의 화술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특정 인물들에 대한 편견을 전하고 다시 회수하는 과정이 무척 매끄러우며, 기교적 대화가 빈번하게 오가는 와중에도 핵심을 관통하는 명문들이 곳곳에 자리해 있어 이야기가 안정감 있게 남는다. 오래전에 발표된 단편이지만 아직 접하지 못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 보시길. 일단 『피어클리벤의 금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읽고 보자.
작가
이영도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