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가 밤늦게 혼자 길을 걷고 있으면 함을 진 귀신이 쫓아온다는 괴담이 파다했던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괴담’과 ‘복수’라는 키워드를 매끄럽게 연결한 공포 단편 「명랑한 함진아비」를 베스트 추천작으로 재추천하였다.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본심 진출작으로, 어린 시절의 사건을 회고하는 듯하다가 끝나지 않은 저주와 복수의 굴레로 이야기가 점차 확장되며 읽는 이에게 신선한 타격감을 선사한다.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동네 괴담에 얽힌 비밀, 그리고 뜨거운 복수
2023년 6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밤에 혼자 걷지 마라. 함진아비가 따라온다.”
어릴 적 내가 살았던 화축동이라는 동네에서는 여자아이가 밤늦게 혼자 걸으면 갑자기 함진아비의 외침이 들린다는 괴담이 퍼져 있었다. ‘함 사시오!’ 소리만 들으면 마치 옛 결혼 풍습이라도 남아 있는 줄 착각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함을 진 귀신이 대문 안까지 쫓아 들어와 그 집 딸을 데려간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실제로 내가 이사 오기 전에 한 여학생이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우스운 듯하면서도 오싹한 괴담이 내게는 영 개운치가 않았다. 화축동으로 이사 왔을 때부터 처음부터 살갑게 대했던 옆집 친구 은이는 행여나 함진아비가 쫓아와도 함을 절대 사면 안 된다는 당부와 함께, 종이를 접어 만든 지전 뭉치를 내게 전해 주었는데…….
「명랑한 함진아비」는 어릴 적 주인공이 살았던 동네에 파다하게 퍼졌던 함진아비 괴담에 얽힌 생생한 경험과 함께, 그 이면에 가려졌던 인간관계의 추악한 진실을 압축해 보여 주는 공포 단편이다. 오랜 저주 같은 굴레에 얽매여 살게 된 인물의 농축된 원한과 더불어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비로소 복수의 여지를 남기는 이야기는 완성도 높은 한 편의 오싹한 괴담으로서, 곧 다가올 여름 장마를 시작하기 꽤 좋을 것이다.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