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너머의 베로니카

  • 장르: 판타지, 일반 | 태그: #판타지 #중세
  • 평점×80 | 분량: 66매
  • 소개: 여자는 늑대 한 마리를 길들여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전쟁이 끝난 이듬해 겨울의 일이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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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죽음과 함께 온다.

창백하고 매서운 겨울 한복판에서 헤매이는 사냥꾼의 모험기. 전쟁이 끝나고 생물의 몸에서는 수정이 자라는 끔찍한 질병이 찾아오는 그곳의 척박한 환경에서 사냥꾼은 서글픈 죽음을 목격한다. 넓은 세계관을 배경으로 단단하게 멋들어진 문장을 엮인 글에서는 독자가 상상할 여지를 기꺼이 남겨 둔다. 요새 부쩍 가물어 가는 정통 중세 판타지 세계관의 소설이 고픈 독자라면 몇 번이고 꺼내 읽어도 좋은, 아니, 꺼내 읽을 수록 좋은 글일 테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잊게 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추위에 대한 묘사가 정교하다는 점은 덤이다.

2023년 12월 1차 편집부 추천작

피 흘리는 늑대가 설원을 헤매고 있었다.

베로니카는 사냥꾼이고, 설원에서 도망간 늑대를 쫓고 있다. 열두 살의 소년, 그러나 귀족의 의뢰에서 시작한 이야기였다. 새끼 늑대를 길렀는데 그것을 길들일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부탁. 그러나 그 새끼 늑대에게는 ‘수정’이 자라고 있었고, 결국 사건이 일어난다. 그 사건이 일어난 후 베로니카는 도망간 늑대를 쫓아 장벽 너머의 황량하고 척박한 설원을 헤매인다. 베로니카의 눈 앞에 등장한 것은 그러나 또 다른 상처 입은 맹수였다.

단순한 로그 라인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수려하고 탄탄한 문체로 황폐하고 건조한 분위기를 전달하는 작품. 추워지는 날씨도 한몫하여 대단한 몰입감을 조성한다. 이 작품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반전을, 하나의 희망을 기대하게 만든다. ‘수정’이나 ‘대전쟁’ 등 세계관의 면면이 확실하게 작중에서 쓰이거나 설명되지 않은 점은 분명히 아쉽지만 그럼에도 기승전결은 또렷하다. 겨울에 한 번쯤은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