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합격의 신화

  • 장르: SF
  • 평점×25 | 분량: 65매
  • 소개: 공인영어성적합격은 드림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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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을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요?

‘꿈에서까지 공부할 수 있다’는 끔찍한(!) 말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그나마 자유로워야 할 수면 시간조차 경쟁에 지배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와 염려가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관에서는 다르다. 바로 이 때문에 청소년기의 수면 시간을 보장하는 역설을 낳은 것! 「꿈과 합격의 신화」는 거기까지 사회가 이르는 과정을 인터뷰와 동영상 광고, 칼럼 등 다양한 모습을 통해 스케치한 작품이다. 보통 이 경우 세계관에 매몰되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기 마련인데, 전개하는 힘을 잃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이야기에서 작가의 솜씨가 느껴진다. 레포트 사이트에 예비 토론 주제 대비글로 올라온 것을 묘사할 때는 날카로운 관찰력과 유머 감각이 넘쳐난다. SF와 블랙 코미디의 조합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필견해야 하는 작품이다.

2023년 6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능력주의가 빚어 낸 아이러니적 성과

드림 인스퍼레이션, 통칭 ‘드림 인’은 수면 중 학습 기기다. 꿈을 꿔도 말을 한다는 점에서 착안, 이를 통해 잠을 자는 중 무의식을 이용해 외국어 언어 능력을 효과적으로 학습시킨다. 거짓이 아니다. 유의미한 효과가 이미 확인되었으며 교육열이 높은 지역들은 당장 드림인을 도입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설왕설래가 시작된다. 사회의 윤리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성과에 대해서는 가치중립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드림인에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동영상, 인터뷰, 칼럼, 기사, 페이스북, 대자보, 레포트 사이트, 잡지를 드나들면서 작가는 수면 중 학습 기기가 도입된 이래의 사회적 토론에 대해서 흥미진진하게 그려나간다. 기껏 수면 중에 인간의 학습 능력을 증진시키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가장 먼저 그걸 앞장서서 도입한 게 어느 정부 기관이나 외국어 연구 기관이 아니라 사교육 기관인 일, ‘수시 학생부 전형 준비 예비 토론 주제’로 드림인이 나올 것임을 예측한 레포트 정리가 나온 일 등은 정말로 현실 가능성이 높아서 걱정스러운 동시에 폭소가 나오기도 한다. 대자보에 담긴 ‘안정적인 꿈을 위해 꿈까지 희생하고 싶지 않다’는, 꿈의 두 가지 의미를 활용한 언어유희 역시 대자보에서 많이 보이는 문장 구사력이다. 수면 중 학습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나왔으나, 이 이야기가 그중에서도 유별난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런 ‘현실성’이 빠질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의,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반전 아닌 반전까지.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