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산의 규칙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금기를 어겨야만 가능한 것들

‘말하는 뱀’이 ‘이브’에게 편지를 보낸다. 선악과를 따먹고, 아름다운 에덴 동산에서 나오라고. 다정하고 곰살궂은 말투로 써내려 간 편지는 너무나도 믿고 싶지만 어딘지 불길한 비밀의 냄새가 풍긴다. 짧은 편지 여러 장으로 구성된 「에덴 동산의 규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서스펜스와 스릴러가 부여된 소설이다. 덕분에 내가 이브였다면 뱀을 믿었을까, 과연 마지막에는 어떤 선택을 내렸을까? 하는 식으로 편지를 받는 입장에서 즐거운 고민을 하며 독서 경험에 흥미를 더한다. 진행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부분만을 보여준 다음 세련된 감각으로 클라이맥스와 그 반전을 향해 질주한다. 게다가 ‘창세기’를 다시 쓴 소설이니만큼, 신년에 읽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2023년 7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부디 나를 죽이러 와.

흔한 규칙 괴담은 아니다. ‘미지에 대한 공포’, ‘상상의 여지를 남겨 두는 공포’라는 측면에서 나폴리탄 괴담의 본질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야기와 규칙으로도 분명히 전개되는 서사의 매력이 있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무대는 에덴 동산이다. ‘말하는 뱀’은 ‘이브’에게 계속해서 연락을 한다. 티그리스 강과 그 근처에서 자라는 붉고 검은 열매, 다윗, 골리앗과 레비아탄, 케루브에 대해서 뱀은 이야기를 해 준다. 선악과와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SF적인 상상력을 적절히 배합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소설답게 만드는 것은 그러나 비유와 상징, 문체 뿐만은 아니다. 작중 가득한 미스터리의 분위기가 스크롤을 계속 내리게 만든다. 뱀은 ‘자신이 만든 것’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 에덴 동산은 무엇일까, 이브는 어떤 존재이며 뱀은 무슨 이유로 이브에게 이런 것들을 일러 주는 것일까. 짧지만 강력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단편임에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흡입력과 탄탄함을 가지고 독자를 견인한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