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없는 우주」는 아득히 오래전 전염병으로 인해 서양 문명이 몰락의 길을 걷고, 동양 사상이 계속 발달하여 음양오행이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는 질서로 자리 잡은 우주 제국을 그린다. 우주와 동양 사상의 조합이 잘 상상이 안 가고 어색할 것 같은가? 놀랍게도 낯섦은 잠시, 어느 국적의 악기로 연주를 하더라도 익숙한 음률의 멜로디는 귀에 잘 꽂히듯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태허(블랙홀)’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자연물을 두고 유불도에 속한 학자들이 펼치는 논쟁도 흥미롭다. 같은 세계관의 후속작 「성 없는 인간」도 읽어 보시기를.
리 없는 우주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우주를 누비는 성리학자가 블랙홀에서 발견한 것은?
2024년 1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음양오행의 원리를 뒤엎는 발견을 그린 성리학 SF
온갖 종교인과 철학자가 들끓는 ‘제국’의 변방을 떠도는 한 척의 작은 우주배가 있다. 도사, 승려, 성리학자로 구성된 소수 인원이 탄 이 배를 움직이는 것은 단 한 명의 승조원과 그를 보조하는 ‘그림자’. 차를 나눠 마시며 우주에 대한 이론과 학설로 논쟁을 벌이던 탑승객들은 성리학자의 목적지인 ‘태허’로 함께 향한다. 밝게 빛나는 태양에도 흑점이란 음(陰)의 영역이 존재하듯, 그들은 태허 속에서 양(陽)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위 줄거리를 본다면 짐작하겠지만 제목의 ‘리’는 理이며, 작품의 배경은 ‘실험성리학자’가 우주 연구의 최전선에 선 세계다. 우주에 등장하리라고는 상상 못 했던 인물과 어휘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차차 이야기를 따라 가다 보면 기능자-로봇, 그림자-안드로이드, 태허-블랙홀 같은 식으로 익히 알 만한 SF 개념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몹시 신선한 감흥을 선사한다. 과연 학자들은 태허에서 무엇을 발견할까? 그 끝에는 제국이 공고히 구축해 온 질서를 무너뜨릴 깜짝 놀랄 혁명이 기다리고 있다고만 해 두겠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