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탐사에 얽힌 사건의 실체가 강렬하게 드러나는 SF 중편 「블랙홀 이야기」를 베스트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물리적으로 뚜렷하게 지각할 수 없는 현상과 존재에 대한 숱한 탐구가 매혹적인 이야기나 노래를 만들어 왔던 것처럼, 이 작품도 블랙홀 탐사라는 미지의 활동에 얽힌 예측 불가능한 사건을 통해 지금 여기 발 디디고 선 일상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어떤 중독도 겪지 않는,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그리고 도망치지 않는 우주가 있기를 바라며.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도망치지 않는 우주가 있기를”
2024년 1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삶을 피하지 않는 태도를 기억하고 싶다면
모종의 사건 이후 알코올 중독으로 격리병동에서 집중 치료를 받던 나는 그곳에서 만난 심리상담사 인턴 우진을 통해 우주항공국에서 블랙홀 탐사대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와 함께 탐사대에 지원한다. 블랙홀 탐사는 지구로의 정상 귀환이 매우 불투명한 일이었지만, 공학 박사 출신인 나 역시 그 위험성을 알면서도 삶에 미련 따윈 없다는 듯 기꺼이 자원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1년간의 준비를 거쳐 파견된 블랙홀 탐사대 5인은 고지능 로봇을 제외하면 각자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어느덧 블랙홀에 접근하여 예정된 하루를 보내고 귀환할 준비를 하던 탐사대는 지구까지의 편안한 동면을 기원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만, 정작 동면에서 깨어난 내가 마주하게 된 것은 생사의 기로에 놓인 진퇴양난의 현실이었는데…….
「블랙홀 이야기」는 시공간 워프 기술이 상용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블랙홀 탐사를 둘러싼 혼란의 실체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의 긴장감과 궁금증이 흥미롭게 펼쳐지는 SF다. 블랙홀에 대한 여러 가설을 바탕으로 사라져 버린 인물과 잊히지 않은 기억의 오차로 인해 발생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삶의 경이를 관조하는 태도로 따스하게 풀어낸다. 하루하루가 그저 무의미한 반복으로 느껴진다면 이 작품을 읽어 보라고 깊이 추천하고 싶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