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우주를 정복한 지 1만 년이 넘고 화성과 달을 넘어 다른 행성까지 개척한 시대. 정연은 치열한 경쟁 끝에 우주 경찰로 선발되어 지구를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지구에서 태어난 정연에게 우주 경찰의 생활과 타 행성 정착은 힘겨운 일이었고, 중력의 차이로 발생하는 불쾌한 통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은하티켓’이라는 은어로 통용되는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되고 만다. 그렇게 1년간 중독 치료를 겸한 끝에 경찰 업무에 복귀한 정연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다름 아닌, 우주연방에서 진행하는 ‘거주 행성 이전 정착 지원 사업’ 보조 명목차 지구로 귀환하라는 지시였다. 사업 특성상 유배나 다름없는 업무였지만 그렇게 정연은 10년 만에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인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우주연방에서 여행 금지 행성으로 지정할 정도로 망가지고 폐허로 전락해 버린 지구로.
「은하티켓」은 탈출을 꿈꾸며 우주로 떠났던 주인공이 휩쓸리듯 다시 돌아온 지구에서 겪는 일화를 다룬다. 복잡다단한 마음으로 귀환한 지구에서 정연은 자신에게 불쑥 약물 불법 거래를 권하는 주완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는 자신의 신분을 공식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유령 같은 객체였다. 몸의 대부분이 인공적인 소재로 대체될 정도로 망가지고 소진된 경찰과 어디에도 기록되지 못하고 범죄자로 살아가는 희미한 존재 간의 유대가 빛나는 이야기로, 한없이 떠도는 우주적 디아스포라의 삶과 고향에 대한 양가적인 노스탤지어가 전반의 정서로 묵직하게 자리한다. 단편의 호흡상 회상을 하는 이야기의 순서나 캐릭터들의 배경이 다소 함축적이긴 하지만 여백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기에 충분히 추천하고 싶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