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자, 즉 ‘좀비’를 관리하는 공무원 고수는 어느 날 당혹스러운 이야기를 듣는다. 다름이 아니라 불사자가 자신에게 민원을 넣었다는 것. 본래 불사자에게는 이렇다 할 지성이 없이 주변을 공격하거나 배회할 뿐이며 불사자 관리라는 것은 불사자의 에너지가 다 소비될 때까지 어딘가에 가두어 두는 일이지만 간혹 가다가 이성과 정신이 살아 있는 존재가 나타나긴 한다. 이번에 고수에게 민원을 넣은 불사자, ‘미주’는 자신처럼 이성이 남아 있는 불사자들에게 인간다운 권리를 보장하라고 하지만, 고수는 어차피 곧 이성을 잃을 불사자의 민원을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고 지극히 공무원스러운 방법으로 넘겨 버리고 만다. 하지만 미주는 포기하지 않고 재차 민원을 넣는데…….
‘좀비가 공무원에게 민원을 넣는다’는 컨셉이 흥미롭게 시작되는 작품. 하지만 여타의 작품처럼 컨셉에 매몰된 것이 아니라 미주의 확실한 행동 동기가 결말 끝까지 시원하게 내달리면서 사건이 주는 긴장감과 스릴감이 전면에 대두된다. 담백한 문체가 공무원을 소재로 한 작품의 분위기에 편안하게 어우러지는 것 또한 장점이다. 조금 더 긴 호흡의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이는 「불사자관리센터」를 이번주 추천작으로 올린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