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색맹

2025년 1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인간은 우주의 심연을 이해할 수 있을까?

콜로니의 배전관 설계사로 일하는 나는 정기적으로 콜로니 외벽을 점검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여느 정기 점검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동료 베넷과 함께 며칠간의 작업을 진행하고 복귀했는데, 에어록에 들어온 직후 베넷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납득할 만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이 실종 사건으로 인해 나는 갑자기 사건의 용의자로서 치안국의 수사를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베넷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의문의 실종 사건이 벌써 다섯 번째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는 조사가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 동안 베넷이 사라지기 전 고백하듯 읊조렸던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암흑색맹」은 광활한 미개척지인 우주에서 발생한 의문의 연쇄 실종 사건을 긴박감 넘치는 수사 과정과 인물들의 심리 묘사로 흡인력 있게 펼쳐내는 SF 단편이다. 우주는 언제나 인간의 영원한 탐구와 동경의 대상으로서 꿈과 환상이 깃든 미지의 공간으로 자주 인식되어 왔지만, 한편으로 인간은 우주복 없이는 단 몇 초도 생존할 수 없는 놀랍도록 차갑고 비정한 세계이기도 하다. 「암흑색맹」은 이처럼 감히 인간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광막한 우주의 어둠을 집요하게 탐구하면서 그 기저의 고독하고 외로운 심연으로 독자들을 거침없이 이끈다. 읽는 것만으로 시퍼런 우주의 차가움 속으로 내던져진 듯 묘한 공감각적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