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 성리학자가 하나 또 죽었네.’ 라는 대사로 이야기의 포문을 여는, 놀라운 하드 SF. 성리학이 꽃피운 곳은 조선에서였다던가, 그렇다면 성리학을 주제로 SF를 써야 할, 그리고 가장 잘 쓸 수 있는 나라는 조선을 이어받은 한국일 수밖에 없다. ‘이’와 ‘기’라는 극도의 형이상학적 개념을 우주의 본질이자 현상적인 것과 연결시킨 다음, SF와 코스믹 호러를 적절하게 배합한 작품, 『성 없는 인간』은 초반의 장벽만 넘어서면 작가의 상상력과 정교한 설계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특히 성리학과 천문학-물리학을 연결시키는 과감함에는 박수가 절로 나온다. 호불호를 떠나 SF 팬이거나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 볼 만한 글이라고, 그리고 SF 팬인 한국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글이라고 감히 추천해 본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리 없는 우주』도 절대 놓치지 말기를!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안드로이드는 조선 하드 SF의 꿈을 꾼다.
2024년 5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이 우주에 리가 없고, 그 안의 인간에게는 성이 없다면.
이론성리학자들의 거듭된 사망 사건을 맡게 된 이하 선임수사관. 그러나 사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금오위인 한유가 이 사건은 자신의 관할이라고 선포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권위적으로 나오던 한유도 이하가 ‘기능자를 쓰지 않는다’는 사실과 그의 맹랑한 태도에 수사 참여를 허락하는데……. 기능자란 이 제국 도처에나 있는 일종의 AI다. 그리고 이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는, 그러나 CCTV에는 기록되지 않는 젊은 여자 유생. 과연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와 기능자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어찌하여 인간에게는 성이 없는 것일까?
성리학 SF의 두 번째 시리즈가 나왔다. 이번에는 (전작에 비해) 분위기가 유쾌하지만, 점점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마냥 즐기기만은 어려운 진상이 드러난다. 이 우주에 리도 없고, 그 우주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성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성리학과 SF라는 낯선 결합을 깊이 있게 표현한 것 외에도 ‘셋은 하나를 상대한다’라는 말을 비롯해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에 대한 오마쥬도 들어가 있어 많은 독자들이 즐길 수 있을 작품이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