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옷, 비슷한 포즈, 똑 닮은 얼굴. 유사한 점을 발견할 때마다 넌더리가 날 정도로 잊고 싶어지는 상대가 점차 다시 자신의 삶에 스며든다면? 「그 말만은 기억해」는 스토킹 범죄로 추정되는 수수께끼를 해결하려는 데서 시작해 주인공의 삶에 각인된 깊은 상처와 기억을 더듬어 나가는 SF 단편이다. 돌고 돌아 닿게 되는 사건의 배후에는 불확실성은 있어도 불가능은 없다는 믿음으로 누군가를 뒷받침하려는 의지가 존재한다. 시공을 뛰어넘어 전해지는 잔잔한 감동을 이 베스트 추천작에서 만나 보시라.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그때, 뭘 잊지 말라고 했던 걸까.”
2024년 4월 2차 편집부 추천작
틀린 그림 찾기에서 발견한 사랑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영은 엿새째 우편함에서 수상한 봉투를 발견한다. 발신인이 적혀 있지 않은 그 봉투 안에는 이영의 모습이 찍힌 사진 단 한 장뿐. 악질 스토커의 소행일까 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다음 날 발견한 사진은 좀 달랐다. 연구복 차림으로 웃고 있는 여자는 이영이 여섯 살 때 사라진 어머니였다. 아버지의 거실에 있어야 할 사진이 왜? 아버지 댁에 CCTV가 있었음을 떠올린 이영은 직접 범인의 얼굴을 확인하러 찾아가 보지만, 놀랍게도 문제의 사진은 원래 있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 채로.
「그 말만은 기억해」의 주인공은 천재 과학자 부부의 딸이다. 부모를 양 교수, 한 박사라고 부르며 가족 아닌 타인처럼 대하는 태도에서 이 가족에게 뭔가 비밀이 있음이 암시되는데, 이 소원한 관계의 근원에는 주인공이 어린 시절 난치병 때문에 투병하다 회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상처가 있다. 타임 리프라는 요소를 통해서 이 상처에 다가가는 전개가 다소 뻔하기는 하지만 더욱 필연적으로 느껴지며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불가능’을 넘어서기 위한 가슴 아픈 도약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