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성 출신 소년 돌개는 명줄이 짧은 운명을 타고났으니 살길을 찾아 나서서 다시 돌아오지 말라는 어머니의 명에 따라 고향을 떠난다. 열흘을 걸어 돌개가 당도한 곳은 조선의 중심지, 그것도 제사장인 텡그리의 앞. 텡그리는 호랑이의 기운을 타고난 소년이 곰의 땅에서 출생해 자랐기에 명줄이 엉킨 것이라며 이를 풀 단 한 가지 방법을 알려 준다. 한편, 여러 위협을 쓰러뜨리고 정국이 안정된 한나라가 조선을 넘보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피바람이 들이닥치려 한다.
제목을 보고 단순히 조선시대 역사물을 상상한 독자들은 살짝 당황할 수도 있을 텐데, 놀라지 마시길. 이 단편은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고조선을 무대로 나라를 지탱하려는 제2권력자인 제사장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나라의 위협과 응답 없는 하늘에 절망하던 제사장은 몰락해 가는 나라와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낯설지만 보다 보면 점차 친숙하게 느껴지는 고유명사와 묘사가 빚어내는 독특한 신화적 분위기에 한껏 빠져 읽을 수 있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