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문고리에 걸고 연락주세요
SF
‘인류의 시발점이라지만 화물 배달부는 모두 점을 빼고 부른다.’
직업은 택배 기사, 취미는 소행성 줍기, 특기할 만한 사항은 우주선 푸어, ‘강한나’. 20년치 인생을 저당잡혀 최고급 우주선을 맞추고, 그 우주선으로 화물 운송을 해서 빚을 갚기로 한 그녀는 최근 고급 테크닉을 익혔다. 중력장 검출기를 이용해 탈출 속도를 유지한 채로, ‘화물을 던질 수 있게 된 것’. 그로 인해 압도적으로 절감되는 연료비는 화주들의 불만을 들어야 하는 고충을 상쇄시킬 만하다. 그런 강한나는 언제고 추진기를 잃어버린 화물을 찾아내는데. 배송지는 지구다. 이것도 던질 수 있을까? 막대한 빚을 져서 탈 것, 그러니까 우주선을 사고, 그걸 갚기 위해 우주선으로 택배 운송업을 한다는 발상. 값비싼 소행성을 주워 인생 역전을 노리지만 ‘진짜 비싼 건 지구나 일부 행성에서 자라는 목재’이지,‘순수 금으로 된 소행성을 찾는다고 해도 생각보다 그렇게 돈이 되지 않게 된’ 대우주 시대의 단상, 그리 길지 않은 단편이지만, 「문고리에 걸고 연락주세요」는 그야말로 발칙하고 구체적인 상상으로 디테일이 꽉꽉 채워져 있다. 게다가 그 상상력을 뒷받침해 주는 재기발랄한 입담까지. 즐거움과 웃음을 배송받고 싶은 독자라면, 이 완벽한 SF 블랙 코미디를 놓치지 마시길.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루주아
우주 별 하나
SF
실수가 운명을 열어젖히는 어김없는 순간에 대하여
다양한 외계 종족이 발견되고 행성 간 교류가 활발해진 먼 미래에도 단지 근무지가 우주로 바뀌었을 뿐, 지구인 직장인의 고단한 루틴은 계속된다. 지구방위대 소속 외계생명체 포획부 현장 요원으로 십 년 동안 일하고 있는남자는 어느 날 야근을 하다가 (수상하게 눈에 띄면서도 사고를 촉발시킬 것처럼 생긴) 버튼을 실수로 누르게 되고, 미지의 포털이 열리면서 웬 낯선 존재의 침입을 받고 만다. 그 존재는 바로…… 아기다. 겉모습은 흡사 지구인처럼 생겼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기에 침입자의 정체를 파악하고 처치(?!)를 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리고 끝내 행성과 지구의 관계를 알게 되었을 때, 남자는 자신이 이 순진무구한 외계인 아기를 남몰래 양육해야 하는 운명에 처했음을 깨닫는다. 『우주 별 하나』는 전술한 줄거리처럼 미혼의 서른 살 남성이 자신의 업무상 실수로 지구에서 외계인 아기를 키우게 된 나날을 유쾌한 호흡으로 풀어내는 연재작이다. 다행히 외계인이라서 지구인보다는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 육아로봇을 위시해 육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 있다는 점 등등 첨단 미래 배경에서 다른 종족과 소통하며 좌충우돌하는 나날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엇비슷한 상황이 다소 늘어지는 경향도 있지만 마치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아기의 존재에 빠져드는 주인공의 변화상과 더불어 이야기가 갈수록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피식피식 터져 나오는 웃음 덕에 더없이 빠른 호흡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굴너 김
지지 않을 매듭
호러, 로맨스
이야기의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
사람이 아니라 ‘사람에 씌인 것’을 상대하는, 소위 퇴마 사제인 주인공은 여러 사람이 실종된 폐저택을 방문했다가 지하 창고에 갇힌다. 주인공을 가둔 ‘그것’의 정체가 흡혈귀임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드물게도 ‘너는’이라는 2인칭 시점을 차용하여, 작가는 독자를 장면의 일부인 듯 이야기에 끌어들인다. 거창한 퇴마 의식이나 흡혈귀를 때려잡는 액션 같은 건 존재하지 않지만, 의자에 묶인 채 흡혈귀와 대치하는 사제의 분노, 고통, 연민, 경멸이 뒤범벅된 감정 묘사는 몰입감이 상당하다. 처음에는 음식을 주고 살려놓은 채 사제를 상대하지 않던 흡혈귀는 언제부터인가 그에게 고해를 하고 기도를 바치다 마치 대리고통을 체험시키듯 사제에게 물조차 허락하지 않게 된다. ‘통제할 수 없는 몸에 기생하며’ 살다가 피에 대한 ‘갈증을 이기지 못해 동족이었던 이를 해치는’ 자신의 고통을 일부라도 느껴보라는 듯이. 사제라는 직분에 충실하여 다른 이를 위해 희생을 선택하는 사제와, 신을 증오하고 사제를 가증스럽다 여기면서도 탐내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는 흡혈귀의 관계성이 흥미진진하다. 이야기의 끝에 이르면 이것이 사실 어떤 긴 이야기의 시작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강렬하고 어두운 매력이 가득한 잘 빠진 프롤로그를 맛본 기분이 든다. 작가는 이 작품의 장르를 호러와 로맨스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 단편만 읽고서는 작가의 코멘트처럼 로맨스 뒤에는 물음표가 붙지 않을 수 없다. 하여 작가에게 장르를 로맨스로 고른 책임을 지고 뒷이야기를 꼭 풀어내라 요청하지 않을 수 없겠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