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히나 못난것

  • 장르: 호러, 로맨스
  • 평점×5 | 분량: 149매
  • 소개: 저주술사와 소설가의 사랑 더보기
작가

2021년 4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질척하고 처절하고 멈출 수 없는, 그것은 사랑

역사 드라마나 소설에서, “XX를 죽여다오” 하며 무당을 찾는 행동은 악당의 아주 전형적이고 흔한 클리셰 중 하나다. 술사는 무고한 피해자를 죽이는 강력한 저주를 위해서는 큰 대가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주인공이 어떤 우연이나 방비로 그 액을 피하게 되면, 대가로 저주를 쏜 술사가 죽는 일도 허다하다. 선한 주술이 아닌 악하고 어두운 주술이기에, 이런 살을 쓰는 술사란 보통은 악인의 편으로 묘사되고는 한다. 「작히나 못난것」은 바로 이 악한 주술, 저주를 쓰는 저주술사가 주인공이다.

‘누군가를 저주하며 살아가는 일도 근면성실해야 하는 법’이라는 주인공 근리(캐릭터 이름에서 벌써 근면한 느낌이 뿜뿜)는 자신의 일에 강건한 몸과 정신이 필수인 탓에 항상 건강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말 그대로 근면성실한 직업인이다. 큰 저주를 쓴 후 회복기를 갖는 동안, 근리에게 일주일에 한 번 만나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소설가의 의뢰가 들어온다. 소설가 애상은 근리와는 너무나 다른, 밝고 느슨하고 말 많고 웃음도 많은 인물로, 근리는 불길한 예감에 주저하고 선을 그으려 애를 쓰지만 결국 애상에게 빠져든다.

둘의 사랑이 순탄하게 흐르지 않을 것임은 쉽사리 예상할 수 있다. 본디 저주라는 게 아무 대가가 없이 치러질 성질의 것이 아니지 않은가. 저주의 필연적인 대가를 버티기 위해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곁에 있는 이를 지키기 위해 근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한다. 하지만 운명의 흐름은 근리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한다.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 죽음이 다가오는 소설의 결말부에 이르면 제목 ‘작히나 못난 것’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데, 씁쓸하고 어두운 (그럼에도 매력적인) 결말이 「Stop Thinking (About Me)」의 중독성 강한 선율과 무척 잘 어울린다. 누군가에게는 ‘작히나 못난’ 선택이었지만, 상대방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었을 그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