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원고지 한 매에서, 딱 한 자 넘치는 아름다운 우화들.

『진달래 선비』는 모든 편이 201자로 쓰인, 한 선비의 세상 탐방기다. 단순히 독특한 형식뿐만 아니라, 소설 속에만 나오는 고유의 영물들과 직업들에서도 작가의 창의력이 반짝인다. 우화를 연상시키는 각 편들은 뚜렷한 기승전결은 없지만 사람의 여러 모습을 다양하게 묘사하고 있어, 간혹은 웃음을, 간혹은 깊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나른한 오후에 원고지 한 매에서 딱 한 자 넘치는 이 이야기의 환상성에 푹 젖어보는 건 어떨까? 90편이 넘는 많은 이야기들이지만,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이 제목을 보고 흥미로운 것을 골라 읽어도 된다는 것도 큰 장점. 곧 완결 예정이라고 한다.

2021년 4월 2차 편집부 추천작

가끔은 봄과 함께 느긋하게 길을 떠나도 좋아요.

진달래 만개하는 날 길을 떠난 선비가 만나는 사람과 동물들에 대해 공백 포함 201자로 적어간 동화. 글을 읽는 내내 수채화풍의 삽화가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낯선 순우리말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작가의 필력에, 특유의 기발하고 아름다운 상상력이 독특한 형식을 갖춘 글에 녹아들었다.

진달래 선비와 함께 하는 여정 동안 현실에서의 우리네 모습이 떠올라 때로는 겸연쩍어지고, 때로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때로는 슬퍼지기도 한다. 사시랑이, 가납사니, 옹춘마니와 같이 낯선 순우리말 이름을 가지고 등장하는 인물들, 봇짐너구리와 돌풍멧돼지, 땅울림뱀, 버섯사슴과 같은 새로운 동물들이 매 편마다 제각기의 매력을 가지고 반짝인다. 가끔은 일상의 괴로움이나 복잡한 문제를 잊고 섬세한 동화에 녹아드는 것도 좋다. 봄이 다 떠나고 진달래가 지기 전에 선비와 함께 느긋하게 길을 떠나시길.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