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제일의 고수 세 명이 한 방에 앉아 차를 마신다. 흉터가 있는 거구의 남자와 바깥일이라고는 해 본 적 없어 보이는 하얀 얼굴의 남자, 그리고 이들보다 훨씬 연배가 낮은 나. ‘흉터’가 생김새와는 어울리지 않는 기예에 가까운 손놀림으로 벽라춘을 우려내고, 이어서 ‘백면’이 귀해 보이는 다기에 태평후괴를 우려내며 여섯 잔의 차가 찻상에 오른다. 두 명의 ‘악한’을 묵묵히 지켜보던 나는, 차를 내기 전에 한 여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아홉 잔의 차」는 차를 마시기 위해 모인 무림인 간의 숨은 관계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무협 세계의 다도 모임이란 설정이 매력적인데, 세 인물의 숨은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며 조성되는 긴장감 역시 즐겁다. 과연 딱히 공통점 없는 세 무림 고수를 모이게 한 사연은 무엇일까? 어쨌거나 차 한잔을 생각나게 하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인 단편인 것은 분명하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